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만 해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봉지라면의 물 권장량은 550㎖였다. 하지만 하얀국물 라면 팔도 '꼬꼬면'이 출시된 지난해 7월부터 대부분의 신제품 물 권장량이 500㎖로 줄었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의 경우 '신라면' 등 대표 제품들의 물 권장량은 550㎖이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출시한 '쌀국수짬뽕', '후루룩칼국수', '진짜진짜' 등 신제품의 물 권장량은 500㎖로 낮췄다.
삼양식품도 '나가사끼짬뽕'과 '돈라면' 등 최근 선보인 제품의 물 권장량을 '삼양라면' 등 전통 제품보다 50㎖ 줄인 500㎖로 정했다.
팔도는 '꼬꼬면'의 물 권장량을 출시 3개월 만에 550㎖에서 500㎖로 바꿨다. '남자라면'의 권장량은 500㎖로 표기했다.
물 권장량 조정은 최근 라면업체들이 매운 맛을 강조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다시 빨간국물 경쟁에 돌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라면업체들이 매운 맛 라면에 집중하고 있다" 면서 "더 매운 맛을 내려면 물 양이 적어야 해 권장량을 줄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물 양이 많으면 매운 맛을 희석시키기 때문에 스프의 매운 맛을 유지하기 위해 물 권장량을 낮추는 추세"라고 말했다.
꼬꼬면과 나가사끼짬뽕은 쇠고기와 고춧가루로 맛을 내는 빨간국물 라면과 달리 맑은 육수를 쓰기 때문에 국물이 적어야 더 매운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팔도 측은 "국물을 줄여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조언에 따라 연구개발팀이 제품의 적정 국물량을 다시 검토해 결국 물 양을 50㎖ 줄였다"고 밝혔다.
정부의 나트륨 저감화 정책도 라면업체들의 물 양 조절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중순 면류업계의 자발적인 나트륨 저감화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라면업체들이 주로 국물을 통해 섭취하는 나트륨 양을 줄이기 위해 물 권장량을 낮춘 것. 업계 관계자는 "영양 표시에 기록된 나트륨 함량은 국물까지 포함한 것" 이라며 "국물을 줄여야 나트륨 섭취량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중량이 감소해 물 권장량을 줄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제품중량이 120g대에서 115~116g 정도로 감소하는 추세" 라며 "면의 양이 적어지니 물 권장량도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