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당국 애태우는 '추씨 3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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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급등락 커 소비자 체감경기 '좌우'
박재완 "물가복병…매일 가격 점검하라"
박재완 "물가복병…매일 가격 점검하라"
“풋고추, 건고추, 배추 이 3개 품목이 올해 물가의 복병입니다.”
요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얘기다. 이들 3개 품목의 가격 등락폭이 심해지면서 전체 물가 수치도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당국자들은 이들 품목을 아예 ‘추씨(氏) 3형제’라 부르며 매일 가격 점검을 하고 있다.
◆물가 움직이는 ‘실세’
가락시장의 3월 평균 도매가격 기준으로 배추는 10㎏당 7764원이었다. 고춧가루를 만드는 건고추는 600㎏ 기준으로 1만4200원이었으며, 풋고추는 10㎏ 기준 5만7600원이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할 때 세 품목의 가중치는 △풋고추(100g) 0.8 △배추(통배추 1㎏) 1.7 △고춧가루(100g) 1.8 등으로 전체 481개 품목(가중치 합계 1000) 중에서 비중이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들 품목에 신경을 쓰는 것은 가격 변동폭이 워낙 커서다.
실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풋고추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나 올랐다. 고춧가루도 78.6% 뛰면서 물가상승률을 0.16%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는 42.8%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 또한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처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나중에 값이 조금만 올라도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가 폭등한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이상 기온으로 예측 더 어려워
세 품목의 가격 동향은 소비자들이 장바구니 물가를 체감하는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정부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고춧가루와 배추는 김치의 주재료이고 풋고추 또한 소비자들이 손쉽게 가격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품목이다.
농산물 중 시장 규모가 커 농민들의 반응도 민감하다. 2010년 기준으로 김치 원료 농산물인 배추·무 산업의 생산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고추 또한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가격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상 기온으로 수확량 예측이 어려워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고추와 배추는 다른 농산물보다 온도 변화에 민감해 지금처럼 날씨 변덕이 심할 경우 가격 변화의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에 따라 이들 농산물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 관련 보험상품 활성화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현재 농협에서 35개 품목에 대해 농작물재해보험 상품을 팔고 있지만 개별 품목마다 가입률이 천차만별인 데다 보험 가입료도 높아 농가 가입률이 1%대에 머물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는 시중에 농작물 재해상품만 나와 있지만 앞으로는 고추와 배추의 경우 가격 상·하한선을 만들어 그 범위를 벗어나면 농산물수익보험으로 보장해주는 상품까지 나오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요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얘기다. 이들 3개 품목의 가격 등락폭이 심해지면서 전체 물가 수치도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당국자들은 이들 품목을 아예 ‘추씨(氏) 3형제’라 부르며 매일 가격 점검을 하고 있다.
◆물가 움직이는 ‘실세’
가락시장의 3월 평균 도매가격 기준으로 배추는 10㎏당 7764원이었다. 고춧가루를 만드는 건고추는 600㎏ 기준으로 1만4200원이었으며, 풋고추는 10㎏ 기준 5만7600원이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할 때 세 품목의 가중치는 △풋고추(100g) 0.8 △배추(통배추 1㎏) 1.7 △고춧가루(100g) 1.8 등으로 전체 481개 품목(가중치 합계 1000) 중에서 비중이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들 품목에 신경을 쓰는 것은 가격 변동폭이 워낙 커서다.
실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풋고추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나 올랐다. 고춧가루도 78.6% 뛰면서 물가상승률을 0.16%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는 42.8%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 또한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처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나중에 값이 조금만 올라도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가 폭등한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이상 기온으로 예측 더 어려워
세 품목의 가격 동향은 소비자들이 장바구니 물가를 체감하는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정부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고춧가루와 배추는 김치의 주재료이고 풋고추 또한 소비자들이 손쉽게 가격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품목이다.
농산물 중 시장 규모가 커 농민들의 반응도 민감하다. 2010년 기준으로 김치 원료 농산물인 배추·무 산업의 생산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고추 또한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가격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상 기온으로 수확량 예측이 어려워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고추와 배추는 다른 농산물보다 온도 변화에 민감해 지금처럼 날씨 변덕이 심할 경우 가격 변화의 방향을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에 따라 이들 농산물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 관련 보험상품 활성화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현재 농협에서 35개 품목에 대해 농작물재해보험 상품을 팔고 있지만 개별 품목마다 가입률이 천차만별인 데다 보험 가입료도 높아 농가 가입률이 1%대에 머물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는 시중에 농작물 재해상품만 나와 있지만 앞으로는 고추와 배추의 경우 가격 상·하한선을 만들어 그 범위를 벗어나면 농산물수익보험으로 보장해주는 상품까지 나오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