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발전과 더불어 설비의 자동화·정밀화가 이뤄지면서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산업용 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고무관련 제품 및 산업용 롤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주)동서산업롤(대표 곽재경 www.dsroll.com)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주)선경직물에서 근무를 하던 창업주 곽정환씨는 1974년 ‘동서 특수 고무 공업사’를 설립하며 섬유용 고무 프레스제품 등 산업용 롤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연탄으로 열판을 달굴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 제품에 의존하던 광학용 고무롤러 개발에 성공해 국내 필름 산업을 선도했다. 2007년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곽정환(전 대표)의 뒤를 이어 사장에 취임한 곽재경 대표는 자신만의 확고한 경영 철학으로 매년 연매출을 17%씩 늘렸다.
기술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곽 대표의 첫 번째 경영철학은 기술력 강화다. ‘기술이 곧 경쟁력’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취임 직후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매출의 3~4%를 기술연구소에 투자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결과 ITO필름, 프리즘 필름, 편광 필름 등 광학용 필름 제조에 적용되는 산업 롤 등의 생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순천향대학교와의 산학 협력을 통해 신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대한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뢰다.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철저한 품질검사와 확실한 사후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체계화된 ‘시스템 관리(System Management)’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곽 대표는 “업종 특성상 모든 고객사와 거래사의 관계가 단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신뢰가 필요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곽 대표는 직원들과의 신뢰 유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그가 경영자 자리에 오른 이후 ‘한마음 한뜻연수’를 통해 경영자와 근로자의 소통에 힘썼다. 이러한 노력은 이직률이 적고 대부분의 직원이 장기 근속자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곽 대표는 지난 2007년 장애인 고용을 통해 직업안정에 기여한 노력을 인정받아 ‘충청남도 우수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에게 사랑받는 회사, 직원들에게 사랑받는 CEO’가 되기 위해 또 다른 목표를 설정했다. 보다 빠르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오는 7월 영천에 제2공장을 가동한다.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공장의 시설도 확충키로 했다. 곽 대표는 “아직까지는 일본의 기술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를 뛰어넘어 기술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