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퇴임으로 하나금융 한발짝 후퇴
◆우리금융, 매트릭스 도입 8월로 연기
하나금융도 지난달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기존 매트릭스 체제에서 한발 후퇴했다. 대신 각 부문장 권한을 줄이는 대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권한을 확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매트릭스가 완벽하게 작동하려면 기업금융부문장을 맡고 있는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하나대투증권 등의 기업금융을 총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5년간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상황에서 매트릭스를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올초 매트릭스를 도입한 신한금융의 경우도 각 부문장이 인사나 예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신한은 1년 후에나 전면적인 매트릭스를 도입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KB금융은 매트릭스 도입이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은행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달 초 출범한 농협금융 역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농협금융 측은 “다른 금융지주 사례를 보면 성공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회장 권한 비대” … 자회사 반발
금융지주사들의 매트릭스 도입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자회사 간 권한 및 책임 조정이 쉽지 않아서다. 특히 사업부문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직속이 되기 때문에 ‘회장 권한 확대-자회사 CEO 권한 축소’가 불가피하다. 우리은행 일부 경영진이나 노조가 매트릭스에 강력 반대하는 이유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매트릭스를 도입하면 지주 회장의 권한이 비대해지고 책임소재도 불분명해진다”며 “강행하면 실력저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중보고 문제도 매트릭스 도입을 늦추는 요인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매트릭스 체제의 사업부문장은 금융지주 회장과 자신이 속한 회사의 CEO에게 두 번 보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26일 취임하면 기존 매트릭스 조직에 변화를 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장 시절 리스크관리 등 매트릭스의 부정적인 면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매트릭스 체제에선 영업과 인사를 사업부문장이 맡지만 리스크관리 책임을 계열사 CEO가 지도록 돼 있어 문제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다만 매트릭스가 금융지주 체제에선 필수적인 선진 경영기법이어서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게 금융지주들의 주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실패를 예방할 수 있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어 선진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도입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조재길/안대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