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들은 재테크 수단도 비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분산예치를 통해 저축은행 사태를 피해가거나 지난해 연일 사상최고치 기록을 깨며 급등한 금(金)에 투자해 쏠쏠한 이익을 본 사례도 많았다.

직업능력개발원 원장은 본인과 배우자 등의 현금재산 17억원을 약 30개 은행과 저축은행에 분산해 예치했다. 이자율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저축은행 예금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인 5000만원을 절대 넘지 않았다.

김능진 독립기념관장도 본인과 배우자 등의 예금 6억6000여만원을 20여개 금융회사에 분산 예치했다.

손재홍 광주광역시의회 의원은 금 재테크에 성공했다. 손 의원은 지난해 배우자가 3억4000만원 상당의 금 및 백금 9㎏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그 후 손 의원은 절반에 가까운 4300g의 금을 처분했지만 금 시세가 오른 덕에 남아 있는 4700g의 금값이 2억6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의원은 금과 귀금속을 처분해 광주의 아파트를 한 채 더 장만했다.

이 밖에 정순천 대구광역시의회 의원도 427g(2169만원 상당)의 금을 사들였다. 이재만 대구광역시 동구청장은 행운의 열쇠와 목걸이·반지, 팔찌시계 등 총 3015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진수 서울시의회 의원과 황상주 부산광역시의회 의원도 각각 2600만원, 520만원어치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예술품 역시 재테크 수단으로 고위공무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김용진 화백의 동양화(500만원)와 도상봉 화백의 풍경화(5000만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상득 의원 역시 6800만원 상당의 동양화와 서양화 3점을 신고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