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클럽 시장에 이마트발 ‘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마트가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던롭 등 유명 골프클럽 브랜드의 최신 인기 상품을 22일 ‘반값’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병행수입 제품이 아니라 국내 공식 수입대리점을 통해 들어온 정품을 전량 매입해 판매하는 새로운 거래 방식이다. ‘이마트식 유통’이 골프클럽 시장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올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스펙 정품 ‘반값’에

이마트는 골프매장을 운영하는 전국 40개 점포에서 테일러메이드 R11 드라이버를 34만9000원, 캘러웨이 레이저호크 드라이버를 29만9000원에 팔고 있다. 두 제품은 지난해 2월 출시된 제품으로 국내 공식 수입사인 테일러메이드코리아와 캘러웨이코리아가 각각 수입한 정품이다. 이마트 가격은 출시가인 65만~71만원의 절반이고 일반 골프숍 판매가격인 48만~52만원보다도 30~40% 저렴하다.

테일러메이드 R11은 지난해 인기를 끈 ‘화이트 컬러’에다 페이스 앵글, 탄도, 무게중심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튜닝 드라이버’다. 캘러웨이 레이저호크는 티타늄보다 가벼운 소재인 ‘포지드 컴포지트’를 사용해 최대의 관성모멘트를 실현한 제품이다.

○이마트, 현금으로 선매입

이마트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가격 파괴’ 골프클럽을 물색하다 지난해 출시와 함께 화제를 모은 두 제품에 주목, 지난해 11월 해당 수입업체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마트는 국내 물량을 현금으로 전량 선매입하고 추가로 수입 물량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매입가를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일시에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수입업체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마트가 1차로 사들인 물량은 두 제품을 합쳐 8000개다.

유동훈 이마트 골프 바이어는 “드라이버 신제품 주기는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라며 “판매기간이 6~7개월 남았고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상품들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9900원짜리 7번 아이언도

이마트는 골프 초보자 연습용으로 ‘9900원짜리 7번 아이언’도 내놨다. 2010년 6월 병행수입을 통해 당시 단종 제품이었던 ‘테일러메이드 7번 아이언’ 2만개를 판 이후 두 번째다. 이번에는 이마트 단독 상품으로 3만개를 준비했다. 3만~5만원대인 일반 브랜드 7번 아이언보다 60~80% 저렴하다.

서보현 이마트 스포츠팀장은 “대량 매입 조건으로 원가를 낮추고 자체 마진도 최소화해 판매가를 맞췄다”며 “초보자 연습용으로는 품질에 손색이 없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던롭 젝시오 100억원 매출 ‘대박’

이마트는 그동안 병행수입품이나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상품들을 주로 팔아오다가 2010년 6월부터 정품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테일러메이드 페어웨이우드와 다이와 GⅢ드라이버, 던롭 젝시오 프라임 드라이버 등을 1000~2000개씩 매입해 판매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젝시오 드라이버 정품 2만개, 판매가격 기준으로 100억원어치를 사들여 골프업계에 화제를 일으켰다. 서 팀장은 “40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전국 유통망과 이마트의 마케팅 능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젝시오 상품은 판매율이 98%에 달할 만큼 인기를 모았다”고 말했다.

송태형/한은구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