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에 무슨 일이…임원 떠나고 영업점 구조조정
르노삼성자동차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고위 임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고 거점 매장에서도 철수하고 있다. 이 같은 내부 악재에 더해 자동차 판매도 올 들어 30% 급감하면서 ‘위기설’마저 돌고 있다.

21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박수홍 부사장은 지난 20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사장은 2003년 입사 후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사내에서 ‘영업통’으로 불렸다. 나기성 르노삼성차 전무는 박 부사장의 사임에 대해 “개인적인 사유로 구체적인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필립 게랑부토 부사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 3명도 회사를 떠났다. 연구·개발(R&D) 본부장을 맡고 있는 게랑부토 부사장은 르노 닛산 본사로 돌아갔고,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회사의 주축을 이뤘던 김중희 R&D 부소장과 장익순 전무는 지난달 정년을 앞두고 사임했다. 또 이교현 홍보본부장도 지난달 개인적인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 임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면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사내 조직과 경영 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13일 현대차 출신의 이성석 씨를 신임 영업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큰폭의 인사를 실시했다.

영업점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서울 반포동 반포지점을 잠실동 송파지점으로 옮긴데 이어 논현동 압구정지점은 철수하기로 했다. 압구정지점은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으로 삼성자동차시절이던 1996년 3월 문을 연 후 전체 지점 중 고객만족도 1위에 오른 곳이다. 르노삼성은 이곳을 수입차 유통회사인 CXC모터스에 넘겼다. 회사 관계자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전시장이지만 강남 전시장은 임대료가 비싸 수익이 나지 않았다”며 “수익성이 낮은 영업소를 정리하는 대신 연말까지 18개 영업점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큰 고민은 판매 부진이다. 올 들어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전월 대비 30% 줄어든 6200여대였고, 지난달에는 5858대로 6000대에도 못 미쳤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 협력 업체들과 자주 모임을 갖고 있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르노삼성 측에서 올해 상황이 어려운 만큼 납품가를 낮춰달라고 협조를 구했다”고 전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