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좌파 독선정치의 진실
돌고래 제돌이, 붉은발말똥게와 맹꽁이 같은 미물에 그렇게 애정이 많은 좌파진영 사람들이 왜 북한동포의 인권은 외면하는가. 얼마 전 한 신문에 실린 칼럼을 보면 이 수수께끼를 일부 풀 수 있다.

“탈북자의 인권침해에 분노하고 단식까지 하는 보수인사들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는 쌍용차 등의 정리 해고와 비정규직 문제에 침묵함은 실로 기이하다.” 칼럼은 이렇게 보수가 도리어 인권 무관심자임을 규정한다. 그리고 “언제 한국의 보수 세력이 유신과 전두환 정권의 인권침해에 저항해본 적이 있는가? 이들의 역사는 사실상 ‘인권억압의 역사’”라고 선언하고 있다.

유신과 전두환 시대는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국민의 최우선 소망이었던 때다. 상식적 사람들은 이런 시대에 반(反)정부 세력에 가해진 인권탄압과 21세기 전(全) 인민을 노예처럼 굶기고 학대하는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같은 무게로 비교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나라를 탈출하는 인민을 다시 잡아 죽음의 땅으로 압송하는 만행과 자유시장 경제에서 발생하는 정리해고의 비정(非情)을 똑같은 크기로 비난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칼럼에서 보듯 좌파들에게는 그들만의 눈으로 보는 ‘옳은 인권’과 ‘그른 인권’의 구분법이 존재한다. 좌파는 도덕적으로 우월하므로 좌파가 주장하는 인권은 항상 옳다고 한다. 그러나 보수는 태생적 인권억압자이므로 어떤 인권도 주장할 자격이 없다. 따라서 말똥게, 맹꽁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탈북동포의 인권은 무시해도 무방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좌파집단의 위험성은 바로 이렇게 완벽한 독선(獨善)과 자기최면에 빠져 있다는 사실에 있다. 좌파집단은 자신만이 지고지선(至高至善)의 존재며 보수우파는 부패한 기득권 집단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이 사회에는 좌파의 신념만이 실현돼야 하고 보수의 쓰레기 가치들은 모두 쓸어내야 한다고 확신한다. 요사이 MBC 노조의 이른바 ‘공정방송 지키기’ 파업은 이런 좌파 세상의 교두보 지키기 성전(聖戰)이다. 과거 정연주, 최문순 사장 때의 좌파 선동매체만이 ‘공정방송’이며 이 구도에 금이 갈 방송사 지배구조 변화는 털끝만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투쟁이다.

최근 우리사회에는 좌파열풍이 도도히 몰아치고 좌파세력은 집권의 지경까지 도달했다. 이들이 집권할 때 아마 가장 먼저 파괴될 것은 우리 민주주의일 것이다. 민주정치의 목적은 각계각층의 국민을 통합하고 이들의 다양한 가치를 수렴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 완벽한 독단주의자들이 다른 가치집단을 인정하거나 포용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독선, 독단 정치가들의 보편적 특징은 자신의 이념을 세우기 위해 어떤 탄압과 세뇌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을 의식화 교육장으로 몰아넣고 선동 전위대(前衛隊)를 풀어 미숙한 대중의 사상 이탈을 차단한다. 이런 집단의 집권 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는 문화혁명 당시의 중국, 폴 포트 정권의 캄보디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북한의 김씨 왕조 등이 보여준다. 오늘날 좌파집단이 왜 친북(親北)-종북(從北)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한국 좌파세력의 특징은 대한민국을 건설하기보다 파괴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극렬히 반대하는 목적은 이 땅에 보수의 가치인 국가경제와 안보의 초석이 뿌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자유민주주의 정체의 대한민국은 원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국가로 치부하며, 따라서 이 나라 건국을 도운 미국과의 군사적 동맹, 경제협정, 기타 모든 관계 단절을 시도한다.

한국 좌파들은 그간 청소년의 의식세계를 장악하는 데 성공해 이제 집권의 문턱까지 도달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청소년들도 일부 이런 좌파의 실체에 눈을 뜨는 이성적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한다. 2012년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야당을 따라 거대한 퍼주기 공약을 하기보다 우리 청소년에게 자신의 미래를 이 독단적 국가파괴집단에 맡길 것인지 되풀이해 묻는 것이 승리를 찾는 보다 현명할 길일 것이다.

김영봉 < 세종대 경제학 석좌교수 kimyb549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