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PACE. CHEZ L’라는 이름이 붙은 전시회는 전시 장소가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들라예 부부의 자택이다. 사적인 공간이지만 전시회 기간에는 누구나 와서 둘러볼 수 있도록 개방한다. 주로 갤러리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문화다. 클레어 부드소크 들라예 씨는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에서 전시회를 열면 작품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건 2010년이다. 남편 티에리 들라예 이사가 회사에서 한국으로 발령이 나며 함께 입국했다. 예술 애호가였던 그는 “프랑스 예술을 한국에서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한국에 들어왔다. 그러나 한국 작가들을 만나면서 일방향 홍보가 아닌 쌍방향 교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목홍균 큐레이터를 만나 친분을 쌓으면서 한국 작가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꼼꼼함과 뛰어난 기교에 놀랐죠. 한국 작품들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전시회를 열며 해외에 있는 친구들에게 이를 알리고 있습니다.”
티에리 들라예 이사는 “취미활동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데 집에서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어 행운”이라며 “한국 예술작품을 접하다 보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전반적으로 높아져 회사 일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클레어 부드소크 들라예 씨는 “언제 한국을 떠날지 모르지만 다음에 갈 나라에서는 한국 예술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며 “한국에 머무는 기간 동안 1년에 4번 정도 한국 작가 작품전을 열 생각”이라고 전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