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클라쎄 드럼세탁기에 화재가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개월 된 아기가 있는 30대 주부 박모 씨는 지난 2월 25일 홍은동 3년된 신축빌라로 이사를 왔다.

5세대로 구성된 이 빌라의 세탁기(대우 클라쎄 DWD-900WNB)는 가스렌지 밑에 빌트인된 구조였다.

ADVERTISEMENT


이사온지 3일만인 28일, 가스렌즈가 자꾸 펑소리가 나면서 저절로 꺼졌다.

휴일인 3월 1일 아침 9시 식탁 유아용 의자에 아이를 앉혀놓고 식사하는 중 세탁기가 기계음과 함께 오작동됐다. 전원이 저절로 켜지며 눌러도 꺼지지 않고 문도 안열리는 상황이었다.

ADVERTISEMENT


박 씨는 "자고 있는 남편에게 세탁기가 이상하다고 말한 후 다시 돌아와서 보니 가스렌즈와 세탁기 사이의 약 0.5m 틈으로 어른 주먹만한 불길이 보였다"고 말했다.
불이라고 외치고 불을 끄려고 했으나 0.5m 틈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는 구조였으며 세탁기 문도 열리지 않았다.

119에 신고한후 옆집에 구비해놓은 소화기로 진화한후 서비스센터에 연락했으나 휴일이라 서비스가 되지 않았고 2일 대우고객센터 A/S 기사가 방문했다.

기사는 보고서 작성 후 다음날 연락주겠다고 하고 돌아갔다.

ADVERTISEMENT


3일 고객센터 직원에게 전화가 와서 보고서 작성하고 결과분석한 후 세탁기사업단에서 5일 오전 10시경에 결과를 통보할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0시에 전화를 주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오후 1시반까지 전화가 없어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용산서비스센터는 직원이 점심먹으러 간것 같다고 또 2시에 전화주겠다는 말만 남겼다.

결국 오후 3시를 넘겨 다시 연락했더니 용산서비스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직원은 "세탁기는 새것으로 교환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씨는 같은 제품을 다시 설치했다가 다시 화재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이같은 질문에 본사 기술부 과장은 "사람도 정신이 가끔 깜빡하지 않느냐. 세탁기도 그런 경우다"라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했다.
진화 과정에서 식기와 청소기 등이 오염돼 사용을 못하게 됐으며 세탁기를 뜯어내며 가스렌즈도 부서지는 바람에 이틀동안 아이를 데리고 외식을 해야했던 박 씨 가족. 부가적인 피해에 대해 따지자 "난 기술적인 것만 아는 사람이니 고객센터와 딜을 잘 해보십시오"라고 답변했다.

ADVERTISEMENT


마치 자신을 돈 뜯어내는 사람 취급한게 화가 난 박 씨는 "보상은 됐고 아이 옷을 빨아야하니 세탁기나 보내달라"고 했지만 직원을 불난 세탁기의 감가상각을 해야하고 새 제품을 보내줄 수 있는지 본사에 다시 물어봐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자칫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는데 누구하나 사과하는 사람도 없었고 언제까지 세탁기를 보내주겠다는 답변도 없었다.

박 씨는 대우서비스센터의 늑장대응으로 6일 현재까지도 어린 아이의 옷을 세탁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빌라 5세대에 사는 구성원들도 언제 같은 빌트인 가전에서 오작동 화재가 일어날지 몰라 불안한 상태다.

가스공사측과 한샘 측에서는 세탁기 내부의 열로 가스밸브가 부식됐고 가스렌지 고무패킹이 녹아내린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씨는 현재 소비사상담센터에 문의하고 구제 절차를 밟고 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