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고무줄 가격' 옛말…백화점·전문점까지 정찰제
“더 깎아줄 순 없나요?” “정찰제입니다. 카드 할인과 캐시백 혜택만 드릴 수 있어요.”

가전제품 정찰제가 전문판매점 백화점 할인점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가 2010년 말 도입한 가격표시제가 정착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과거에는 표시가와 판매가가 큰 차이가 났지만 요즘엔 3~5%에 그친다.

5일 전자제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올초 가격표시제를 도입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최초 출시가를 붙여놓고 깎아주거나 상품권을 끼워 줬는데 최근엔 가격표를 현실적으로 낮추고 값이 바뀌면 매주 조정한다”고 말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은 지난 1월6일 ‘가격정찰제’를 시작했으며, 대형마트는 지난해 10월 이마트를 시작으로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모두 가격표시제를 채택했다. LG전자 베스트샵도 올해부터 표시가의 평균 3%까지만 할인해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은데 삼성 측이 자체 유통채널인 디지털프라자를 통해 가격표시제를 엄격히 고수하면서 유통업계가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프라자보다 높은 가격을 붙여 놓으면 고객들이 이탈한다는 지적이다.

디지털프라자는 2010년 9월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가격표시제를 시작했다. 지난 1월부터는 전국 300여개 점포가 모두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표시가격은 실제 결제금액”이라며 “캐시백포인트 카드 할인 등 세부내역도 별도로 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제품 전문유통점(백화점 할인점 온라인 유통 제외) 시장은 한 해 12조~13조원 규모로 하이마트가 35%(2010년 기준)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디지털프라자 20%, 베스트샵 12%, 전자랜드 6% 등의 순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