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주의 슈퍼볼' 개막…폭우로 연기·안갯속 연쇄충돌 '이변의 연속'
폭우, 연쇄 충돌, 화재, 안개 등 이변의 연속이었다.

미국 최고 인기 자동차경주대회 나스카(NASCAR). 대표 경주인 스프린트컵의 최대 이벤트이자 개막전인 ‘데이토나 500’의 우승컵은 매트 켄세스에게 돌아갔다. 켄세스는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28일 열린 데이토나 500에서 데일 언하트 주니어와 그레그 비플을 제치고 포디엄(시상대) 정상에 올랐다.

이날 데이토나 500은 경기 내용보다 속출한 이변으로 54년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전통에 따라 일요일인 27일 정오(현지시간)에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는 폭우로 사상 처음 하루 연기됐고, 계속되는 비로 인해 프라임타임인 오후 7시로 늦춰졌다.

안개 속에서 드라이버들은 경기 초반부터 잦은 충돌을 일으켰다. 총 200바퀴 가운데 40바퀴를 남겨놓고 후안 파블로 몬토야의 경주차에 불이 나면서 소방차와 트랙 청소차량까지 동원됐고 두시간 연기된 경주는 다음날 새벽에야 마무리됐다. 켄세스가 우승을 확정지은 시점은 예정됐던 시간에서 36시간이 흐른 뒤였다.

나스카는 기존 양산차를 튜닝한 ‘스톡카(stock car)’가 참여하는 모터스포츠다. 스톡카는 포뮬러원(F1)에 쉐보레, 포드, 닷지, 도요타 등의 자동차업체가 생산한 차체를 이용하면서도 850마력의 8기통 엔진을 탑재하는 등 튜닝을 통해 최고 시속 320~394㎞까지 달릴 수 있는 육중한 ‘괴물차’다.

차량 한대를 한 시즌 동안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1000만~2000만달러 가량 소요되는 나스카는 첨단 자동차 기술의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나스카는 1부 리그인 ‘스프린트컵 시리즈’, 2부 리그 ‘네이션와이드 시리즈’, 트럭 경주인 ‘캠핑월드 트럭 시리즈’ 등으로 구분된다. 가장 인기있는 스프린트컵 시리즈는 2월 개막전인 ‘데이토나 500’부터 11월 마지막 경주인 ‘포드 400’까지 미국 전역을 돌며 총 36라운드를 치러 시즌 챔피언을 뽑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