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공천위의 공천 결정안을 알려주겠다.”(정홍원 위원장) “다시 논의해주길 바란다.”(비상대책위원회) “원래대로 재의결했다.”(공천위)

정홍원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이 27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새누리당 1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전날 권영세 사무총장은 “공천위가 안을 가져오면 비대위에서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 정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중간에 나와 명단을 기자들에게 뿌리고 동시에 발표했다.

논란의 발단은 친이계(친이명박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1차 명단에 포함된 것이었다. 이날 22명의 후보 확정자 명단엔 이 의원을 비롯해 친이계 의원이 다수 있었다.

비대위 회의에선 “18대 공천처럼 친박계의 공천학살은 아니더라도 쇄신 운운했다가 현 정권에 책임이 있는 친이계들을 1차 명단에 넣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은 줄곧 “현 정권의 실세들을 이번 총선에 공천해선 안 된다”고 해 왔다. 비대위 회의가 끝난 뒤 이 비대위원은 기자들에게 “공천위에서 (단독으로) 왜 발표한 건지 모르겠다”고 불쾌해 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에게 “공천위원 중 3분의 2가 찬성하면 (비대위의 의견과 상관없이) 그대로 갈 수 있다”고 더 날을 세웠다. 결국 공천위는 오후 3시30분 다시 “공천위 회의를 연 결과 10명 중 9명이 찬성해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천위는 21명의 공천 확정자와 22곳의 전략공천 지역을 선정해 발표했다. 단수 후보가 신청한 32곳 중 21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친이계로는 이재오(서울은평을) 차명진(경기부천소사) 전재희(경기광명을) 윤진식(충북충주) 의원 등이 후보로 확정됐으며 친박계로는 서병수(부산해운대기장갑) 이학재(인천강화갑) 이정현(광주서을) 유정복(경기김포) 의원 등이 새누리당 총선 후보가 됐다.

친박계는 아니지만 현 최고의결기구인 비대위의 위원으로 참여 중인 김세연(부산금정) 권영진(서울노원을) 황영철(강원 홍천횡성) 의원 등도 후보로 확정됐다. MB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내며 촛불집회를 경험했던 정운천 전 장관은 전주완산을에 공천됐다. 당초 친이계가 우려했던 ‘친이계 공천학살’은 없었지만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