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은 21일 자회사인 알리바바닷컴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 공개매수를 제안했다. 이는 상장폐지를 위한 절차다. 알리바바그룹은 알리바바닷컴 지분 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공개매수로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잔여지분 26%를 사들일 방침이다. 매수청구 금액은 13.5홍콩달러를 제시했다. 최근 60일간 평균 주가에 60.4%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알리바바닷컴은 상장폐지 배경에 대해 “회사 전략 변경으로 단기간 매출과 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액주주들에게 투자이익 실현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닷컴은 2년 전 온라인 사기판매 사건이 터진 뒤 서비스의 양적 팽창에서 질적 향상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상장폐지로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장기 전략을 수립, 추진해나가겠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장폐지가 야후와의 주식매매 협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수년간 야후가 보유한 알리바바그룹 지분 40%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알리바바 측은 “상장폐지와 야후와의 협상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주식 매수 비용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되 부족한 자금은 새로 조달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알리바바그룹은 밝혔다. 알리바바그룹은 공개매수를 위해 이달 초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 등 6개 은행으로부터 30억달러가량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매수 소식이 전해지자 알리바바닷컴 주식은 22일 홍콩증시에서 장중 40% 이상 급등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