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매립 연장 조만간 합의"
인천시 "여전히 반대 입장"
타결 땐 종량제봉투값 대폭 인상
두 시 관계자는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구역 내 건설 중인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시설에 필요한 1734억원을 ‘수도권쓰레기매립지관리공사’의 적립금(7335억원)에서 지원키로 최종 합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연장 논란의 최대 관건이었던 아시안게임 인프라 비용 지원이 극적으로 합의되면서 기한 연장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시설에 1734억원 지원 합의
임옥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최근 열린 두 시 정무부시장 간 회의에서 이 같은 사항을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오는 24일 국장급 회의를 개최한 후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에 골프·수영·승마·클레이사격 등 4개 경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장 건설엔 1734억원이 소요된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인천시는 “아시안게임이 범국가적 행사인 만큼 수도권매립지 운영 주체인 수도권쓰레기매립지관리공사의 폐기물 반입수수료 적립금(7335억원)에서 지원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관리공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71.3%를 가진 서울시다. 나머지 28.7%는 환경부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인천시가 2016년에 끝나는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을 2044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하지 않으면 인프라 비용을 지원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매립지 악취 등에 따른 인근 주민 반발을 이유로 사용 연장에 반대하면서 아시안게임 준비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서울시가 범국가적 행사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협상 타결되면 서울시민 부담 커질 듯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인프라 비용 지원과 수도권매립지 기한 연장은 별개 문제’라고 주장한다. 한태일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은 “아직까지 수도권매립지 기한 연장에 대해 서울시와 합의한 바 없고, 사용기한을 연장하는 데도 여전히 반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과 달리 양측은 매립지 기한 연장을 위한 세부 조건을 놓고 물밑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날지는 다 알고 있다”며 “서울시가 인천시에 얼마만큼의 재정 지원을 해줄지가 협상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t당 1만6100원인 쓰레기 반입 수수료를 (인천시 요구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서울 시민 부담과 물가 등을 고려해 인천시와 계속 협의는 할 예정”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인천시는 물밑협상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양측의 협상 타결로 쓰레기 반입 수수료가 올라가면 일단 공사의 적립금으로 쌓은 뒤 두 시가 합의한 조건에 따라 적립금은 매립지 인근의 시설정비와 인천시 재정지원에 활용하게 된다.
반입 수수료가 올라가면 부담은 고스란히 서울 시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시 관계자는 “인천시와 반입수수료 인상 협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 20ℓ당 380원인 종량제 봉투 가격이 대폭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경민/인천=김인완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