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모씨는 모 인터넷 쇼핑몰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시중가의 반값에 판다는 광고를 봤다.

이에 이씨는 평소 원하던 운동화 2개를 이 쇼핑몰에서 주문하고 15만원을 입금했다. 생각보다 물품배송이 지연되자 이씨는 업체 측에 문의를 했다.

해당업체는 처음에는 신속하게 답변을 해주다가 4주가 지나자 이씨의 글을 삭제했다. 현재 이씨는 운동화를 받지도 못하고 업체와의 연락도 두절된 상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 나이키 운동화 등을 구입하고 물품을 받지 못했다는 전자상거래 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달 인터넷 쇼핑몰에서 의류나 운동화를 사고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피해가 시전자상거래센터(http://ecc.seoul.go.kr)에 410건 접수됐다고 7일 밝혔다.

접수된 피해품목은 신발이 364건(88.8%), 의류가 46건(11.2%)이다.

피해가 발생한 인터넷 쇼핑몰은 신발, 의류 등 유명스포츠 상품을 판매하는 멀티숍 형태로 운영하면서 국외배송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배송 기간을 연장한 후 잠적하는 수법을 이용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 등으로 구입하기 어려운 제품 등을 시중보다 할인된 가격에 올려 소비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품목 대부분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노스페이스 패딩점퍼와 나이키 운동화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별 피해 건수로는 노스페이스다운몰(4건), 맥슈즈(220건), 토토슈즈(173건), NA쇼핑(13건) 등 4곳이다.

이들은 통신판매신고번호, 사업자등록번호, 사업장소재지 등을 허위로 사이트상에 기재하고 쇼핑몰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스페이스다운몰은 중국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다가 스스로 사이트를 폐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은 5만~10만원이 180건(43.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만~20만원 163건(39.8%), 20만원 이상 36건(8.8%), 5만원 미만 31건(7.6%)이 뒤를 이었다.

이번 피해 품목이 젊은층 사이에 유행하는 브랜드 제품인 만큼 10~20대 젊은층 피해가 74.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피해건수를 살펴보면 20대 233건(56.8%), 10대 72건(17.6%), 30대 59건(17.4%), 40대 39건(9.5%) 순이었다.

시는 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에 서울 소재 인터넷쇼핑몰의 사업자정보를 비롯해 해당 쇼핑몰에 대한 청약철회·구매안전서비스 제공여부, 신용카드 및 표준약관 사용여부 등 거래가 안전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별(★)표로 등급화, 시민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박상영 시 경제진흥실 생활경제과장은 "시중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을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광고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며 "물품대금만 입금하고 물건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예방하려면 현금결제는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금결제를 할 경우 구매안전 서비스 제공업체를 이용해 주문상품을 안전하게 받은 다음 결제대금이 업체로 전달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