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넘는 투표율 기록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우칸 주민들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독립적인 선거관리위원들을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선출된 선관위원들은 내달 치러질 당위원회 위원 선거를 주관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우칸 주민 6000여명은 1일 한 초등학교에 모여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11명의 선거관리위원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마을 주민 22명이 자유 의사에 따라 입후보했으며 이 과정에서 특정 세력의 개입은 없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주민들도 자유롭게 투표권을 행사했다.
정치평론가인 시융웨이는 “이번 선거는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었고 유권자들도 자신의 뜻에 따라 비밀 투표를 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다른 선거와 달랐다”며 “이런 형태의 선거가 광둥성에만 도입돼도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표에 참여한 한 마을 주민은 “태어나서 처음 민주주의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 싱크탱크인 사회경제연구소의 우팡 연구원은 “선거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었는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정부기관에서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투표에는 18세 이상 유권자 8222명 중 6242명이 참가해 7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외지에서 일하는 마을 주민들도 이날 고향으로 돌아와 투표에 참가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우칸 주민들에게 이번 선거는 지난 2년간 투쟁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SCMP는 평가했다. 우칸 사태는 지역 공무원들이 마을 공동 소유 토지를 주민들과 상의 없이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팔아넘기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이에 항의했고 지난해 9월부터 경찰과 주민 간 무력 충돌로 비화됐다. 이어 12월에는 공안에 끌려간 시위지도자 쉐진보가 경찰서 안에서 의문사하자 충돌은 더욱 격화됐다.
이후 광둥성 정부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시위주도자 중 한 명인 린쭈롄을 우칸촌 당위원회 서기로 선출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