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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中 협상, 적극적으로 그러나 서두르지 말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교섭 소식에 국제사회가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과 시기, 품목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이 전혀 없는데도 벌써 예민한 말들이 오간다. 정치적 측면도 적지않게 얽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경제신문은 한·중 FTA는 양국 간 문제가 아닌 일본과 미국의 이해가 얽혀 있는 문제라고 못박는다. 당장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여론은 한·중 FTA가 쉽사리 체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성과보다는 협상의 성사 여부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한·중 FTA를 강하게 요구하는 쪽은 중국이다. 더구나 산업계보다는 고위층에서 서두르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지정학적인 헤게모니를 중국은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 FTA 체결의 가장 빠른 효과가 바로 한·중 FTA 협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부분 논문들은 한·중 FTA가 가져오는 성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도 많다. 당장 2000여개에 달하는 중국산 농산물이 문제다. FTA는 양국과 경제 격차가 많이 날수록 효과가 크다. 중국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 측 효과가 줄어들 것이므로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은 문제가 많다. 국제협력은 빼앗고 뺏는 그런 게임이 아니다.

농업분야에서 가장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 우려되는데도 국내 반(反) FTA 진영이 조용한 것은 이미 짐작하는 바 그대로다. 이들이야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반미 캠페인을 벌여왔을 뿐이라는 일부 지적도 일리가 있다. 중국과의 FTA는 다분히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그만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고 정치 아닌 무역 원칙에 입각한 대처가 필요하다. 무역은 쌍방 개방이 아니라 일방개방이라도 반(反)개방이나 폐쇄보다는 낫다. 적극적으로 임하되 서두를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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