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주간 2교대 맞춰 7000억 투자
현대·기아자동차가 근로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1400명 이상을 뽑고 공장 설비투자에 7000억원가량을 투입키로 한 것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화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 측은 단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비용부담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 근무여건 개선이 근로의욕 고취와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내년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과 관련해 작업시간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노사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대·기아차, 주간 2교대 맞춰 7000억 투자
현대·기아차가 4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근로환경 개선 계획을 보면, 우선 과도한 잔업·특근 등에 따른 연장근로 한도 위반을 해소하기 위해 순환근무제를 도입하고 일부 공정의 교대제를 변경키로 했다.

현대차의 울산·아산공장, 기아차의 소하리·화성공장의 엔진공장 등 일이 많은 생산라인은 현행 2조 2교대제에서 3조 3교대제로 개편한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1400여명 이상(현대차 900여명, 기아차 500여명 이상)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3월까지 900명 정도를 먼저 뽑고, 연말까지 500명 이상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와함께 근무제도 개편에 필요한 설비교체를 위해 연내 3599억원(현대차 1741억원, 기아차 1858억원)의 시설투자를 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연장근로 위반을 해소하는 동시에 내년부터는 현행 주·야간 맞교대 제도를 폐지하고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한다. 밤샘근무가 사라지는 것이다. 올해 말 일부 공장에서 주간 2교대제를 시범 시행하고 내년에는 모든 공장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3256억원의 시설투자를 별도로 단행하고 추가 인력도 채용할 예정이다. 연장근로 한도 위반을 해소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포함하면 올해 총 6855억원을 설비개선에 투입하는 셈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5월부터 진행될 노사 임단협에서 주간 2교대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하반기에는 일부 공장에서 시범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은 지난 11월 근로시간이 법정 연장근로한도(12시간)를 초과한 사실이 적발돼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었다.

노동부는 잔업이나 특근 등 연장근무를 줄이는 대신에 직원을 더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 동참하라고 업계를 압박해왔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현대·기아차가 제출한 근무환경 개선계획안을 승인하면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완성차업체 노사 모두 빠른 시간 안에 교대제 개편을 마무리해 일자리를 늘려 함께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해 달라”고 주문했다.

장진모/정태웅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