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첫 민간정부 출범 이후 정치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얀마가 아시아의 새로운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치개혁 훈풍이 경제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미얀마의 풍부한 자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고급 호텔에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토의 80% 이상이 산림으로 덮여 있는 미얀마는 중국 인도에 이어 아시아 3위 산림자원 보유국이다. 고급 목재인 티크는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석유·천연가스와 광물 매장량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세계 루비 생산량의 99%가 미얀마에서 나온다.

세계 투자자들이 최근 미얀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출범한 민간정부가 정치 개혁을 단행하면서 경제 부문에 대한 빗장이 풀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미얀마는 2007년 10월부터 총리를 맡아온 테인 세인(66)이 지난해 3월 초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1948년부터 이어온 군사독재를 마감했다.

군부 출신인 세인 대통령은 취임 후 정치개혁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정치범 300여명을 석방한 데 이어 언론과 인터넷 검열을 완화하고 노동조합 결성과 파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기간 군사독재로 ‘은둔의 국가’였던 미얀마가 외국인 투자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미얀마의 금융·법률 제도가 아직 미비하고 통신 등 사회기반 시설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