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얼굴과 몸매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외모에 변화를 겪게 되는 청소년기는 누구에게나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시기다. 특히 여학생들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늘씬한 몸매의 연예인들이 자주 보여지고, 눈만 돌리면 다이어트에 대한 광고가 널려있어 예뻐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자칫 성인들이 하는 다이어트를 무리해서 따라하다가는 평생 다이어트와 싸움을 해야 하는 고생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아직 몸이 완성된 단계가 아니다. 따라서 이 때 잘못된 식이요법 등으로 건강의 균형상태가 흐트러지면, 성장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삶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다이어트는 성인들처럼 살을 빼는 과정보다는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몸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뼈, 근육, 지방, 세포 등 모든 인체 구성물이 하나씩 완성되는 시기인만큼 이 틀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평생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체질을 만들기 위해 청소년기에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오방글 현등한의원 원장(사진)의 조언을 통해 4가지 포인트를 짚어봤다.

◆배고픔의 신호를 규칙적으로 만들자

배가 고프다는 느낌은 위장이 아니라 머리에서 보내는 신호로 알 수 있다. 일정시간이 지나 위장이 비워지고 혈당이 떨어지면서 우리 뇌에서는 ‘배가 고프니 무언가를 먹어라’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입에는 침이 고이게 되고 허기짐에 음식을 찾게 된다.

그런데 무리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배고프다는 신호가 와도 먹지 않고, 배부르다는 신호가 아직 오지 않았는데도 식사를 중단하는 등의 불규칙적인 식습관을 반복한다. 이는 결국 뇌 신호에 교란을 일으키게 된다. 나중에는 시도 때도 없이 늦은 시간 야식을 하게 되거나 배불러도 멈추지 못하고 과식을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장기는 이 신호가 규칙적으로 적절하게 올 수 있도록 훈련시킬 수 있는 기간이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다. 규칙적으로 신호가 올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하고 뇌에서 그 시간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길러진 식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 뿐 아니라 다이어트 또한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호르몬의 변화를 이해하자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변화는 월경이다. 여성호르몬이 왕성해지면서 체지방이 쉽게 늘어나는데, 이 때 여학생들은 갑자기 변하는 몸의 비율이나 쉽게 증가하는 체중에 놀라 식사량을 줄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체지방이 줄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여성호르몬의 분비에 방해가 된다.

체지방이 적정 수준으로 있어야 월경이 정상적으로 생기는데, 이를 억지로 줄이려고 하면 월경도 불순해지고 지방세포는 본래 늘어야 할만큼 늘지 못하기 때문에 세포의 크기를 키우게 된다. 지방세포가 커진다는 것은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몸이 변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청소년기에는 호르몬의 균형이 바로 잡히기 위한 올바른 식생활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는 날씬한 몸과 건강을 얻도록 스스로를 돕는 길이다.

◆황금 비율을 만들자

우리 몸에서는 체중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이 많은지, 근육이 많은지에 따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건강상태가 매우 다르다.

같은 무게라 해도 근육은 지방에 비해 그 부피가 5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그 뿐 아니라 소비해주는 에너지도 지방의 2배 이상이다. 그러므로 한창 몸이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건강한 운동습관은 필수다.

공부한다고 계속 앉아만 있거나, 집에서 학교·학원만 왕복하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차로만 이동하는 학생들은 근육이 점차 줄어들고 체력이 약해지게 된다. 근육과 지방의 비율은 식생활이나 운동습관에 따라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그 기본틀을 다져 놓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청소년기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듯이 성장기 때에 다져놓은 황금비율의 몸은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을 뒷받침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 둬야한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를 시작하자

청소년기 '살 찌지 않는 체질 만들기' 위한 4가지 비법
건강관리의 마지막 수칙은 자신에게 가장 맞는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건강상태가 모두 다르고 개인차 또한 심하다. 따라서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하는지도 당연히 다르다. 특히 한창 성장기인 청소년기에 내 체질이 어떠한지를 이해한다면, 더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나의 체질이 어떤지, 내 체질에 이로운 음식이 무엇인지를 미리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걸맞는 건강관리를 한다면 균형 잡힌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예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오방글 현등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