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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린 대형로펌…광장 성과급 10억까지

키코로만 수백억 번 곳도
M&A 많았던 롯데 VIP고객
광장·태평양 매출 15% 껑충
중소형 로펌은 부진 '양극화'
법무법인 세종이 내년 3월 서울 명동의 신축 빌딩 스테이트타워로 이사간다. 변호사 수가 해마다 20~30명씩 증가하면서 순화동 본사 빌딩이 좁아졌고, 정동 사무소의 30여명 변호사와도 한 집 살림을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종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경기로 대형 로펌들이 주춤했지만 작년부터 매출이 증가하는 등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장기 경기 침체에도 김앤장을 비롯해 광장 태평양 세종 화우 율촌 지평지성 바른 등 대형 로펌들은 올해 매출이 크게 증가했거나 예상밖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장 태평양 등은 작년보다 매출이 15%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수임이 몰리는 대형 로펌과 달리 경기 부침에 민감한 중소형 로펌은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법률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한 해였다.

◆금융회사·롯데그룹이 ‘큰 손님’

키코(KIKO·환헤지 통화옵션 상품), 주식워런트증권(ELW) 소송이 로펌들에는 ‘단비’였다. 각각 11개 시중은행, 12개 증권사가 연루되면서 이들 금융사가 대형 로펌의 ‘큰손’ 역할을 했다. 모 대형 로펌은 키코 소송으로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법률자문 분야가 전체 수임 규모에서 60% 이상 차지하는 대형 로펌의 VIP 고객은 대기업 그룹이다. 구조조정을 비롯해 인수·합병(M&A) 해외 투자 등 일감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룹 분할 등 일감이 많았던 LG그룹이 종래 큰 손님이었다면 최근에는 롯데그룹이 인기다. 처음처럼, GS리테일 마트 및 백화점 부문 인수 등 롯데그룹의 법률자문 건수가 최근 3년 사이 30건에 달해 “법률자문 순위를 롯데가 갈랐다”는 말도 나왔다. 최근 삼성이 합작투자하기로 한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 아이덱 측을 자문한 광장의 김재훈 변호사는 “불경기에 상관없이 향후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기업의 투자나 구조조정은 다반사로 일어난다”며 “광장이 올해 15% 이상 매출이 증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로펌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덤핑 입찰이 일상화했고, 성공보수를 떼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얼마 전 외국회사로부터 성공보수 수백만달러를 떼였다”며 “고객관리 차원에서 돈을 떼였다고 소송을 낼 수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로펌 변호사들 수입도 천차만별

대형 로펌의 경우 통상 10년차부터 되는 파트너 변호사들은 연말에 성과급을 배당받는다. 김앤장·광장 등 상위 6개 로펌의 파트너들은 기본급이 2억~3억원 정도다. 여기에 연말 성과급이 1억원에서 10억원까지로 성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파트너가 되기 전 어소시에이트급의 연봉은 초봉이 1억5000만원 정도다.

대형 B로펌에는 ‘50% 변호사’ ‘150% 변호사’라는 말이 있다. 4월께 전년도 개인별 실적이 나오는데 “본인 것만 확인하세요”라면서도 전체 파트너 변호사 실적이 담긴 서류를 공개한다. 실적은 연차 등에 따른 변호사 할당 몫과 실제 성과를 백분율로 표시하는데 할당 몫만큼 로펌에 돈을 벌어다 줬으면 100%로 표시한다.

목표 실적의 절반만 달성한 ‘50% 변호사’는 1년 내내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가지급금으로 미리 연봉을 받기 때문에 실적이 100%를 밑돌면 초과 수령분은 그 다음해 4월에 뱉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4월 4억원 정도를 배당받았다는 한 파트너 변호사는 “사건을 누가 따왔느냐를 놓고도 변호사들 간에 적지않은 신경전이 벌어진다”며 살벌한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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