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서울 서소문 밖 네거리(현 서소문공원 일대)는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하던 장소였다. 신유박해(1801년)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를 거치면서 가장 많은 신자들이 여기서 처형됐다. 1984년 시성된 한국 순교성인 103위 가운데 44위와 현재 시복시성을 추진 중인 25위가 이곳에서 순교했다.

한국 최대 순교성지인 서소문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중구청은 8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조선시대 서울 한양도성 서소문과 천주교 박해’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서울문화사학회 창립 25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이날 심포지엄은 ‘역사적 도시에서 새로운 개발 방향-서소문공원의 재개발에 즈음하여’를 주제로 한 신형식 서울시사편찬위원장의 기조강연과 함께 시작된다. 이어 ‘조선시대 서울 한양도성과 4소문-서소문을 중심으로’(이원명 서울여대 교수) ‘조선후기 천주교인 참수와 서소문’(차기진 청주교구 양업교회사연구소 연구실장)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와 서소문’(조광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말기 만초천 유역의 경관 변화와 서소문 밖 순교성지의 위치 정비’(최영준 고려대 명예교수) ‘서소문 공원의 미래와 비전-서소문공원 계획 구상’(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는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내놓아야 했던 순교자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 서소문”이라며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한 선조들의 깊은 믿음과 순교 정신이 서소문의 역사적 의미를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984년 12월 서소문공원 내에 순교자 현양탑을 건립한 데 이어 1991년에는 중림동(약현)성당에 서소문순교자기념관, 2009년에는 순교성지 전시관을 열어 순교성인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