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22일 지속되는 대외발(發) 악재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과 유럽의 채무위기 등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04% 하락, 1820선으로 내려갔다. 지수는 약세로 출발한 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 낙폭을 확대해 한때 1810선을 위협받았다. 오후 들어 연기금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 불발 및 유럽 재정 위기 확산 우려에 1% 이상 하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 감축안이 오는 23일까지 도출되지 못하면 미국은 2013년부터 10년간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삭감하는 프로그램을 자동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재정적자 감축을 합의하기 위해 구성된 미국 슈퍼위원회는 21일 밤 협상 결렬 사실을 밝혔다. 유럽에서는 헝가리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 금융지원을 요청하는 등 재정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일부 항목에 대한 재정적자 감축에 합의하고 세수 변경 등의 논의는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대규모 재정 삭감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등급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논의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며 “지난 8월 초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는 23일 발표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통화 운영체제 개선안과 공동채권 발행 계획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8월의 급락장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으며 1차적으로 1800이 지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1800선은 그 동안의 반등폭을 50% 되돌리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가격대” 라며 “8월 급락장이 재연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험상 지수가 지그재그로 움직일 것” 이라며 “추가 하락 시 매수와 반등 시 매도를 반복하거나 관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송 연구원도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는 등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가 최근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며 “최근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저평가된 반도체, 의류·내구재, 유통, 통신주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