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 기술은 안 보고" 불만에…김석동 "어느 은행이냐"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1박2일 중소기업 현장 방문'행사에서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은행과 신용보증기관,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대출 및 보증 심사가 기술력보다는 업력,종업원 수,매출액 위주로 구성돼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했다.

전북 완주 소재 한 기업체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중소기업들이 활용할 정책 자금은 많으나 대출이 기술성,사업성,발전성이 아닌 담보 위주로 이뤄져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날 충북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 기업인은 "외국은 기술력을 보고 평가하는데,국내 은행들은 처음 가면 언제 설립했는지 매출은 얼마인지만 묻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광주 평동단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 기업인은 "은행들이 매출이 떨어진 기업을 불신하다 보니 일부 기업들이 매출을 조작해 늘린다"며 "매출 외에도 다양한 평가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근 해뜰날참두릅영농조합 대표는 "묘목 분야에 대한 특허를 갖고 사업을 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청의 7대 선도과제에 농업 부문이 배제돼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청년 창업자들은 대 · 중기뿐 아니라 1차 벤더 및 2~3차 벤더와의 동반성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한섭 트윔 대표는 "2차 벤더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대기업은 흑자를 내지만 2~3차 벤더들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담보 위주의 여신 관행이 금융계에서 사라져야 할 때가 왔다"며 "중소기업의 금융지원과 관련된 모든 의문사항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안내 사이트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출받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담당 여신 심사역의 면책규정을 강화해 향후 대출 부실이 나도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이 났다고 여신 심사역을 문책하는 은행엔 금융당국이 강한 제재를 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창업 중소기업 현장 방문에 동행한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조준희 기업은행장 등은 각종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조 행장은 "조만간 정부 차원에서 청년 창업 지원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안다"며 "기업은행도 여기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이사장은 현재 기업은행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매출채권 보험 담보대출인 '일석e조 보험'을 내년 1월부터 시중은행에서도 취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아이폰,페이스북과 같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2일엔 부산 테크노파크와 대구 성서단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광주=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