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은퇴는 또다른 시작…고령자 일자리 만들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퇴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나아가 그들에게 기업 경영 모델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KARP) 회장(66)은 '고령자 일자리 전도사'다. 비정부기구(NGO) 대표로 일하고 있지만 협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업인 주명룡''최고경영자(CEO) 주명룡'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주 회장은 1일 기자와 만나 "미국에서 맥도날드 점포를 운영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운영 중인 과자공장 '포춘쿠키'와 샌드위치 전문점 '구디츠'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은퇴자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였다. 1981년 대한항공 항공기 사무장을 그만두고 친구와 동업하기 위해 이민길에 올랐다. 뉴욕에서 맥도날드 점포 수십개를 운영,35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며 이민 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뉴욕한인회장(1994~1995)도 지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회원으로 활동하며 뉴욕에서 한인은퇴자협회를 결성한 것도 이때였다. 그는 "AARP는 50세 이상이 가입 가능하며 회원 수 4000만여명에 이르는 영향력이 큰 단체"라고 소개했다.
그가 한국에서 은퇴자협회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한 1997년 외환위기 때였다. 한국에서 활동하려고 마음먹었지만 가족들의 반대 때문에 뒤늦게 귀국해 2002년 1월15일 대한은퇴자협회를 창립했다. 초창기엔 어려움도 많았다. 미국에서 번 돈을 각종 사업에 쏟아부었지만 회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칠 법도 했지만 그의 인내와 노력은 계속됐다. 그 결과 10년 새 16만여명으로 회원이 늘어났고 활동가만 수백명에 이르는 전문 단체로 성장했다.
10년 동안 보람도 있었다. 그가 제안해 2007년 7월 상품화된 역모기지(주택연금)는 4년 만에 가입 건수 5000건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협회가 입법을 주장한 연령차별금지법이 2009년에 시행됨에 따라 40세 이상인 중 · 장년층이 취업에서 차별을 받지 않게 됐다. 지난해엔 정부의 고령사회 정책을 감시하는 '뱅가드단'을 조직하기도 했다. '타오름'이란 주례단(60세 이상)도 만들고 초 · 중 · 고의 시니어강사 제도와 시험감독관 활동 등을 통해 고령자의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집단 은퇴에 대해 그는 "은퇴는 값진 인생을 살아온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명예로운 이름"이라며 "지레 겁먹지 말고 당당하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세 수명 시대에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며 "노후 대비책으로 기초노령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4층 복지연금에 반강제적으로 가입하도록 어릴적부터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은퇴자협회가 작사한 '우리는 아직 안 끝났다'는 노래를 자주 듣는다. 은퇴는 또 다른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또다시 꿈을 꾼다"며 "단기적으로 끝나는 주는 복지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덕을 보는 사회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KARP) 회장(66)은 '고령자 일자리 전도사'다. 비정부기구(NGO) 대표로 일하고 있지만 협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업인 주명룡''최고경영자(CEO) 주명룡'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주 회장은 1일 기자와 만나 "미국에서 맥도날드 점포를 운영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운영 중인 과자공장 '포춘쿠키'와 샌드위치 전문점 '구디츠'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은퇴자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였다. 1981년 대한항공 항공기 사무장을 그만두고 친구와 동업하기 위해 이민길에 올랐다. 뉴욕에서 맥도날드 점포 수십개를 운영,35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며 이민 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뉴욕한인회장(1994~1995)도 지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회원으로 활동하며 뉴욕에서 한인은퇴자협회를 결성한 것도 이때였다. 그는 "AARP는 50세 이상이 가입 가능하며 회원 수 4000만여명에 이르는 영향력이 큰 단체"라고 소개했다.
그가 한국에서 은퇴자협회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한 1997년 외환위기 때였다. 한국에서 활동하려고 마음먹었지만 가족들의 반대 때문에 뒤늦게 귀국해 2002년 1월15일 대한은퇴자협회를 창립했다. 초창기엔 어려움도 많았다. 미국에서 번 돈을 각종 사업에 쏟아부었지만 회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칠 법도 했지만 그의 인내와 노력은 계속됐다. 그 결과 10년 새 16만여명으로 회원이 늘어났고 활동가만 수백명에 이르는 전문 단체로 성장했다.
10년 동안 보람도 있었다. 그가 제안해 2007년 7월 상품화된 역모기지(주택연금)는 4년 만에 가입 건수 5000건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협회가 입법을 주장한 연령차별금지법이 2009년에 시행됨에 따라 40세 이상인 중 · 장년층이 취업에서 차별을 받지 않게 됐다. 지난해엔 정부의 고령사회 정책을 감시하는 '뱅가드단'을 조직하기도 했다. '타오름'이란 주례단(60세 이상)도 만들고 초 · 중 · 고의 시니어강사 제도와 시험감독관 활동 등을 통해 고령자의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집단 은퇴에 대해 그는 "은퇴는 값진 인생을 살아온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명예로운 이름"이라며 "지레 겁먹지 말고 당당하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세 수명 시대에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며 "노후 대비책으로 기초노령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4층 복지연금에 반강제적으로 가입하도록 어릴적부터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은퇴자협회가 작사한 '우리는 아직 안 끝났다'는 노래를 자주 듣는다. 은퇴는 또 다른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또다시 꿈을 꾼다"며 "단기적으로 끝나는 주는 복지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덕을 보는 사회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