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부동산 시장 경색(전망 불가능), 증권시장 급등락(원금 불안정), 펀드 수익률 악화(이자 불만족) 등 이른바 ‘3불(不) 시대’에 접어든 것 같다. 게다가 유럽 재정위기가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불안한 금융환경 탓에 고액 자산가들은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다소 보수적인 자산관리 성향을 갖고 있는 고액 자산가들은 금융자산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더불어 비과세 혜택, 상속세 재원 마련 등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험상품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수익률을 높이고 안전하게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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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재원 마련에 적합한 종신보험

VIP를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보험상품은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을 들 수 있다. 이 중 종신보험은 사망에 대한 리스크를 보장함과 동시에 상속세 재원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 이들이 가입하는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고액인 경우가 많다. 보통 생명보험사에서는 종신보험의 사망보장 금액이 3억원 이상이면 고액 가입자로 분류한다. 대부분 사망했을 때 직접적인 상속을 위한 경우가 많지만 사망 때 발생하는 상속세에 대한 부담을 사전에 준비하려는 목적으로 가입하는 사람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종신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자녀들이 충분한 금융자산이 없는 상태에서 자칫 거액의 부동산이나 주식을 상속해야 한다면 자녀들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의 일부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급하게 매각하다 제값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또 매각이 되지 않으면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출 등을 통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종신보험이 있다면 보험금으로 상속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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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담했던 직장인 김성준 대리의 경우가 그러하다. 김 대리는 부모님으로부터 ‘생보사의 종신보험을 알아보라’는 말씀을 들었고 그래서 잘 알고 지내던 필자를 찾아왔다. 부모님이 나이가 많아지면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그나마 보험 가입이 가능할 때 만일에 대비하기 위해 종신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자수성가한 김 대리의 부모는 자산의 대부분이 강남의 작은 빌딩 2개에 묶여 있다. 얼마 전 상담 과정에서 이들 빌딩을 상속하려면 수십억원의 상속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현금성 자산도 일부 갖고 있지만 상속세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부득이 빌딩을 처분해야 상속세를 감당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필자는 김 대리에게 부모님 명의로 10억원의 종신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더불어 매달 1000만원 수준의 연금보험 상품에 들 것을 제안했다.

◆연금보험은 상속세 줄이는 데 도움

생보사의 연금보험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대표적인 보험상품이다. 동시에 고액 자산가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상품이다. 고액 자산가들 중에는 연금으로 상속하기 위해 고액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금을 상속하면 연금 수령액의 정기금 평가를 통한 상속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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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금 평가는 기대여명까지 받을 연금액을 기획재정부 고시이율 연 6.5%로 할인한 금액으로 상속금액을 적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종전에는 성별에 관계 없이 75세까지로 기대여명을 일괄 적용했지만 올해부터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성별, 연령별 기대여명’으로 바뀌었다. 정기금 평가를 활용하면 상당 수준의 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받게 될 연금액 전체에 대해 상속세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할인한 금액으로 상속세를 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망보험금 3억원 이상이어야 ‘프리미엄’

생보사들에서 고액 보험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종신보험은 사망보장 금액이 3억원 이상, 연금보험의 경우 매달 내는 보험료가 200만원 이상이어야 프리미엄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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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보험상품에 ‘플래티넘’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다른 생보사들도 ‘VIP’ ‘V스마트’라는 차별화한 용어를 추가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플래티넘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월 납입 보험료를 최대 5% 깎아준다. ‘플래티넘 연금보험’에 들면 매달 내는 보험료를 2%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생보사별로 약간 차이가 있지만 고액으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대부분 보험료를 깎아준다.

◆고액 가입자에게 다양한 서비스 제공

고액 가입 고객을 위한 생보사들의 서비스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종합병원 건강검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FP센터를 통한 투자 세무 부동산 법률 증여 상속 위험관리 등 종합 재무컨설팅도 제공한다. 고객을 위한 각종 골프대회나 자녀 초청 경제교실 등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또 고액 가입자들을 위해 고객이 창구를 방문할 때 별도의 상담원을 배치한다. 콜센터에 전화할 때도 전담 상담원이 배치돼 고객의 품위에 맞는 서비스를 실시한다.각종 경제연구소에서 출간하는 최신 리포트들도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각 생보사에서 자체 발행하는 VIP 전용 매거진 등도 배송한다.

◆전문 상담 통해 상품 가입해야

모든 보험에 가입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부동산 과세 상속 증여 등 민감한 사항이 많고 고객 개개인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상담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는 자신의 금융 상황에 맞는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

생보사들도 최근에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같은 자산관리 조직을 갖추고 있다. 삼성생명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적으로 모두 9개 FP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생보사들도 전국 주요 도시에 FP센터를 두고 있다. 이들 센터는 철저하게 고객의 비밀을 유지해 만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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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환경이 좋을 때는 대부분의 금융상품이 만족스러운 수익을 내곤 한다. 하지만 불안한 금융환경에서는 얼마나 자신의 자산을 지켜줄 수 있는 금융회사인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고액 자산가의 노후와 상속 준비를 위한 보험상품을 선택할 경우 현재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고 자산 증식 및 상속 등 가입 목적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급여력비율 등이 높은 안정된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류한성 < 삼성생명 상품개발 선임 hansung1.ryu@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