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조종사 시신이 3개월여 만에 발견됐다.

제주해양경찰서는 30일 오전 사고기의 조종석 부분 동체를 인양해 수색 작업을 벌인 끝에 안전벨트를 맨 채 숨져있는 최상기 기장(52)과 이정웅 부기장(43) 등 2명의 시신을 찾아냈다.

사고기 조종석은 지난 29일 오전 11시께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04㎞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에 의해 인양돼 제주항으로 들어왔다. 이들 시신은 현재 제주 대학병원에 안치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소속 B747 화물기는 7월28일 오전 4시28분께 제주시 서쪽 약 107㎞ 해상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고로 추락했다. 사고 직후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추락 지점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블랙박스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30억원 보험금'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최 기장이 사고 전 1~2개월 동안 30억원에 달하는 거액 보험에 집중 가입한 것으로 드러나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돼왔다. 보험사들은 최 기장 등의 사망 원인이 밝혀지고 유족이 보험금을 신청하면 관련 절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선 보험사기 여부 등 어떤 말도 해줄 게 없다"며 "조사위원회가 사고사로 결론을 내리면 보험금을 정상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알려진 것과 달리 빚이 1억~2억원에 불과하다며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 추락했다는 의혹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해 왔다.

제주=최성국/강동균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