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실망스러운 애플 아이폰(Apple's big iPhone disappointment)."

애플이 4일 발표한 아이폰4S에 대해 CNN머니가 작성한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이 매체는 "기존 아이폰4를 개량한 모델을 소개했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며 "아이폰4S에서 많은 것들이 개선됐다지만 전문가들은 새 모델을 비롯해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외신들도 일제히 실망스러운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기다린 것은 외관 디자인과 내부 성능을 완전히 바꾼 '아이폰5(가칭)'였는데 막상 공개된 제품은 기존 아이폰4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스이즈마이넥스트는 "아이폰4를 들어 뒤집으면 그게 아이폰4S"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실제 중앙처리장치(CPU)를 제외하면 외관과 디스플레이 등 거의 모든 하드웨어가 아이폰4와 같다.

또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의 편집장 가레스 비스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용자들은 아이폰4 이후 오랫동안 새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던 애플이 무언가 대단한 것을 공개할 것이라고 기대해왔다"며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제품이 잘 팔리더라도 애플이 강력하게 구축해온 경쟁 우위는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를 지켜본 트위터 이용자들의 혹평도 잇따랐다. 미국 IT 전문매체 시넷의 선임 에디터 로리 그루닌은 "'스타워즈'를 기대했는데 '보이지 않는 위험'을 얻은 꼴"이라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그 정도라면 서면 발표만 해도 될 일"이라며 "썰렁한 행사 내용을 보니 애플이 스티브 잡스 이후 생각보다 더 빨리 무너질 것 같다"고 평했다. 정지훈 관동의대 교수는 "혁신의 속도가 느려진 듯하다"고 비판했고 임정욱 라이코스 사장은 "애플이 카메라 한 대를 발표한 느낌"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