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드보통 "불평등한 사회를 인정해야 내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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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타인의 시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진짜 슬픈 것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드 보통이 한국팬들을 위로했다.
알랭드 보통은 지난 28일 분당 NHN그랜팩토리에서 '일과 글쓰기의 슬픔과 기쁨'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일의 기쁨과 슬픔' 등으로 많은 국내팬들을 보유한 인기 작가답게 강연장에는 5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알랭드 보통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강연회장에 들어선 보통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보통은 '일'을 하며 얻는 희열과 불안에 대한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일로 얻은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직업이 있지만 일을 하며 행복을 얻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을 꺼냈다.
보통은 "불행의 이유는 타인의 시선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고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 이라며 "사랑받고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현대인들의 기본 심리가 슬픔과 불안을 가지고 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에 대해선 "나쁜 면도 있지만 공평한 기회를 주기 때문에 희열을 주는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순서대로 진학하듯 누구나 비슷한 교육과정을 거치며 공평한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에는 슬픈 측면이 있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루저'로 여긴다는 것.
보통은 "공평한 기회를 살리지 못한 사람들이 그 이유를 자신의 능력 부족을 꼽는다" 면서 "동일한 조건을 가지고 인생을 시작하기 때문에 '공평한 기회'는 의미가 없다. 우리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당신의 불행을 줄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대인들이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성공의 범위를 넓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의미의 '성공'은 좋은 직업을 통해 물질적인 것과 지위, 또 그것으로 얻어지는 명예 등을 얻는 것을 뜻하는데 이것을 '능력의 성공' '부의 성공' '사랑의 성공' '자녀교육의 성공'등으로 나누어 한 가지 라도 성공할 때는 '성공한 인생'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은 "모든 것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 중 한가지라도 이룬다면 당신의 삶은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과 '자연'에 대해 생각할 것을 추천했다. 항상 더 많은 것을 갖지 못해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죽음'을 생각하며 현재에 만족하라는 의미다.
보통은 "작은 미동만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대자연의 위대함을 느껴보길 권한다.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통은 최근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출간했다.
그는 "예수와 부처님은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하는 인물'이 아니다" 면서 "이들은 자신이 사는 법을 스스로 결정했고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성공의 기준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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