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회사에 들어가려면 일단 마음이 무거운데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면 분위기 때문인지 여유롭다"면서 "요즘 대형 커피전문점에는 대부분 푹신한 쇼파와 널찍한 테이블이 배치돼 있어 일하기 좋다"고 말했다.
최근 김씨처럼 커피(Coffee)전문점을 오피스(Office)로 사용하는 일명 '코피스족'이 대형 커피 프렌차이즈업체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장인 김정근 씨(33)는 "적어도 일주일에 2번 이상은 노트북을 들고 커피전문점을 찾는다"며 "4000원 정도의 커피 한 잔만 시키면 쾌적한 환경에서 오래 앉아있을 수 있어 자주 오게 된다"고 밝혔다.
장혜윤 씨(30)는 "지난 달 스마트폰을 산 이후 커피전문점에서 기획 아이템을 준비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와이파이 빵빵 터지는 커피전문점에서 간식을 먹으며 일하는 게 주중의 낙"이라고 설명했다.
카페베네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처럼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코피스족의 비율은 2년 전 같은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최근 일반 고객과 코피스족의 비율이 6대4에 달한다"며 "3~4시간씩 앉아서 일하는 코피스족은 고객 회전율 측면에서 볼 때 좋은 고객은 아니지만 수가 점점 늘어나 커피전문점의 '중요한 고객'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54%는 자신이 커피전문점에서 업무를 보는 코피스족이라고 답했다.
코피스족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대형 커피 프렌차이즈업체에서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실내 인테리어 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페베네는 최근 매장 내에 무선인터넷이나 콘센트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직장인들을 위한 '미팅룸', '비즈니스룸' 등 독립된 공간을 만들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IT기기를 활용해 업무를 보는 코피스족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며 "코피스족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고려해 딱딱한 의자 대신 푹신한 소파를 놓고 두 테이블당 한 개씩 콘센트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새로 문을 여는 매장에는 6~8명씩 앉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테이블도 배치하고 있다"며 "코피스족을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