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장편소설 '유혹' 출간
"영원한 처녀 작가이고 싶어"
'맛있는 섹스는 있어도,맛있는 사랑은 없다'로 시작하는 권지예 씨의 장편소설 《유혹》(민음사)은 첫 문장처럼 도발적이다.
'사랑이 허기라면,섹스는 일종의 음식이다. 이 도시에 음식점이 넘쳐나듯 사람들은 여러 메뉴를 놓고 고민한다.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맛있는 음식이 꼭 일치하지는 않으니까. '보암직도 하고,먹음직'도 하고,맛있기도 한 음식에 사람들은 안도와 만족감을 느낀다. 그러나 미식가라면 먹음직스럽진 않으나 맛있는 음식을 탐색하는 데도 모험심을 발휘할 것이다. '
주인공 오유미는 17세의 딸을 둔 37세 이혼녀로 빼어난 미모를 갖췄다. 프랑스에서 예술경영 석사학위를 받았고 대학강사,라디오 프로그램 인기 방송작가,파워 블로그 운영자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적 지위가 확고하고 경제적으로도 자유로운 오유미는 사랑에서도 당당하다. 욕망에 솔직하고 독립적이다.
20년 친구인 유지완의 남편과 연애를 하면서 대학원 제자와 유지완의 불륜을 주선한다. 그러면서 대학원 제자와도 섹스를 한다. 60대 교수,라디오 PD와도 사랑을 나누다 YB그룹 후계자인 윤동준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현대인의 성과 사랑을 경쾌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젊은 여성 독자를 겨냥한 칙릿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설은 한발 더 나간다. 오유미가 팜파탈로 변신하기도 하고 살인사건과 연루된 음모도 드러난다.
'유미는 자신이 '맛있는 여자'라는 걸 안다. 오랜 학습의 결과다. 딱 100명의 남자와 섹스한 건 아니지만,백분위 점수로 환산한다면 90점 이상은 된다고 생각한다. (…)유미의 인생이야말로 역사소설,즉 소재는 몸이고 주제는 사랑의 투쟁사가 아니었던가. 지나간 역사는 나름대로 교훈을 주며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 '
권씨는 '작가의 말'에서 '나는 영원한 처녀 작가이길 원한다'고 썼다. '나는 작가다. 그런데 여기에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면 나는 '영원한 처녀 작가'이고 싶다. 나는 무엇이든 쓰겠지만,내가 내는 책은 늘 '처녀작'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험으로 내게도,독자들에게도 낯선 작품을 쓰고 싶다. 내 안의 '처녀'가 나를 끊임없이 유혹해주기를 간절히 희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