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출판사 "설 땅이 없다", 인세에다 유통 비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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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업계 불황이 깊어지면서 중견 출판사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을 낸 <생각의 나무>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을 출간한 <태동출판사>, 알랭드 보통이 쓴 '행복의 건축'을 낸 <이레>가 최근 문을 닫았다.
다수의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출판사들의 비보에 출판업계는 충격에 빠진 상태다.
출판계 관계자 A씨는 "'생각의 나무'는 몇 년 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며 부도설과 인수합병설이 돌았었는데, 끝내 위기를 넘기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견 출판사들의 부도의 원인으로는 대형 유통사들의 부도와 과도한 선인세 경쟁으로 책을 많이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는 출판시장의 불합리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KG북플러스와 도매상 샘터사 등 대형 유통상들의 부도 여파로 많은 출판사들이 타격을 입었다.
출판사들은 유통업체에 책을 넘길 때 계약금을 따로 받지 않고 책 판매 이후 판매금액을 받는 구조다. 대형 유통사들이 부도를 내면 자금줄이 끊어진다.
과도한 선인세 경쟁도 중견 출판사들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서점 관계자 B씨는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로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던 독자들이 게임을 하거나 뉴스를 검색해서 본다" 며 "책을 사는 독자의 수도 줄었고 서점을 찾는 독자들 역시 베스트셀러만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작품 유치에만 급급한 출판사들은 높은 선인세를 지급하며 인기 작가 작품이나 번역서를 들여오고 있다. 높은 선인세 비용을 지급하는 출판사들은 전자책 시장 등 독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시장'을 성장시킬 여력이 없다.
또 다른 출판계 관계자 C씨는 "미국의 최대 규모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경우 전자책 판매가 종이책 판매를 앞섰다" 며 "아마존은 모든 서적을 전자책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선 높은 선인세를 받는 '베스트셀러' 들이 규모가 작은 전자책 시장에 굳이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선인세 경쟁은 출판업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며 "불황을 이겨낼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을 낸 <생각의 나무>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을 출간한 <태동출판사>, 알랭드 보통이 쓴 '행복의 건축'을 낸 <이레>가 최근 문을 닫았다.
다수의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출판사들의 비보에 출판업계는 충격에 빠진 상태다.
출판계 관계자 A씨는 "'생각의 나무'는 몇 년 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며 부도설과 인수합병설이 돌았었는데, 끝내 위기를 넘기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견 출판사들의 부도의 원인으로는 대형 유통사들의 부도와 과도한 선인세 경쟁으로 책을 많이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는 출판시장의 불합리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KG북플러스와 도매상 샘터사 등 대형 유통상들의 부도 여파로 많은 출판사들이 타격을 입었다.
출판사들은 유통업체에 책을 넘길 때 계약금을 따로 받지 않고 책 판매 이후 판매금액을 받는 구조다. 대형 유통사들이 부도를 내면 자금줄이 끊어진다.
과도한 선인세 경쟁도 중견 출판사들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서점 관계자 B씨는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로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던 독자들이 게임을 하거나 뉴스를 검색해서 본다" 며 "책을 사는 독자의 수도 줄었고 서점을 찾는 독자들 역시 베스트셀러만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작품 유치에만 급급한 출판사들은 높은 선인세를 지급하며 인기 작가 작품이나 번역서를 들여오고 있다. 높은 선인세 비용을 지급하는 출판사들은 전자책 시장 등 독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시장'을 성장시킬 여력이 없다.
또 다른 출판계 관계자 C씨는 "미국의 최대 규모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경우 전자책 판매가 종이책 판매를 앞섰다" 며 "아마존은 모든 서적을 전자책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선 높은 선인세를 받는 '베스트셀러' 들이 규모가 작은 전자책 시장에 굳이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선인세 경쟁은 출판업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며 "불황을 이겨낼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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