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새벽 인천 강화 교동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 2사단 경계병들이 민항기를 향해 오인 사격한 사건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은 경계병의 착오로 인한 경고사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상항로를 운항 중인 여객기를 적기로 오인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상 항로를 이탈하지 않은 민항기에 대해 우리 군이 사격한 것은 앞으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중국과 홍콩 언론들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공군과 서울지방항공청이 민항기의 항적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교동도에서 남쪽으로 13㎞가량 떨어진 상공에서 정상 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병대 관계자는 19일 "초병들에 따르면 여객기가 평소보다 북쪽으로 비행한 것 같다"며 "동트기 전 안개가 낀 당시 상황에 항로 범위 안에서 최대한 북쪽으로 비행하는 여객기를 항로를 이탈해 비행하는 북한 공군기로 잘못 인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민항기를 북한 공군기로 오인했다면 우리 군의 대응이 너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사건 당시 해병 경계병 2명이 오전 4시께 미확인 비행체를 확인하고 K-2 소총으로 99발을 경고 사격한 뒤 상부에 보고한 시간은 4시5분이다. 공군은 오전 4시25분께 해당 항공기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라고 확인했다.

군 관계자는 "초병들이 상황을 잘못 인식한 부분이 있지만 정해진 지침에 따라 대응을 제대로 한 것은 분명하다"며 "앞으로도 대북 경계태세는 계속 철저하게 유지하면서 유사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민항기 항적을 다시 한번 숙지시키는 등 민항기 식별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