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의 임팩트(IMPACT)전시장.'태국국제식품전시회(Thaifex-World of Food Asia,25~29일)'가 열리고 있는 이곳에서 160여명의 한국 대학생들이 수출 전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독일 쾰른메세가 주관하는 이 전시회는 출품업체만 25개국 1000여개사에 달하고 100여개국 2만2000여명의 바이어(참관객 수는 8만6000여명)가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매머드급 국제전시회다.

전시회 기간 5일 중 3일은 바이어만 들어올 수 있는 비즈니스 전문전시회다. 주방용품 주방기구 조리용품 식품포장기기 식품가공기기 식품 음료 제과 식자재 등이 전시되고 있다. 한국 업체도 나우리,강산농원,양양민속도가,삼진CNF 등 74개가 출품했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다.

일반 전시회와 다른 점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대학생들이 수출 상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 금산인삼 부스도 마찬가지다. 금산인삼은 고려바이오홍삼 대동고려삼 금상인산농협 비단뫼농협법인 등이 공동브랜드로 참가한 부스다. 박수진 씨(단국대 무역학과 3학년 · 23)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등지에서 온 바이어들과 수출상담을 벌이느라 분주했다.

단순히 통역만 도와주는 게 아니다. 전시회 출품부터 바이어 발굴,미팅스케줄 확정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쳐 24일 새벽 방콕에 도착,서너시간 자고 부스 설치를 도운 뒤 개막일인 25일부터 바이어와 상담에 들어갔다.

박씨는 "전시회 참가가능성이 있는 바이어 리스트를 뽑아 4개월 전부터 섭외했고 이번 전시회 기간 중 100여명을 콘퍼런스에 초청해 상담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로 수출전사인 셈이다. 그는 아예 '해외 마케팅 매니저'라는 명함을 새겨 갖고 왔다. GTEP사업의 일환으로 LED 광고판을 일본에 70만달러어치 수출하기도 했던 지용선 씨(한남대 무역학과 4학년 · 25)는 예산농산의 과일잼과 주스의 수출마케팅을 맡고 있다.

이들처럼 이 전시회엔 160여명의 한국 대학생들이 수출역군으로 뛰고 있다. 강원대 단국대 한남대 순천향대 한국외대 경희대 중앙대 건국대 동국대 숭실대 영남대 전북대 한라대 남서울대 순천대 광주대 영산대 경성대 동서대 인제대 계명대 등 모두 21개 대학에서 온 학생들이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600만달러 이상의 수출상담을 벌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들은 지식경제부가 주관하고 무역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글로벌 무역전문가양성사업(GTEP:Global Trade Expert Incubating Program)'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전국 24개 대학이 이 프로그램에 바탕을 두고 3학기 과정으로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을 무역전사로 키워내고 있다. 박의범 강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GTEP 단장 · 63)는 "GTEP는 무역실무와 무역영어는 물론 인터넷 수출과 국내외 무역현장실습 등의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무역역군을 길러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지식 언어 컴퓨터활용 국제매너와 다양한 현장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다.

정윤세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GTEP 수석부회장 · 51)는 "좋은 제품을 갖고도 전문인력 부족으로 수출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장우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GTEP 사무국장 · 50)는 "한국이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선 이들처럼 무역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며 "일부 학생은 GTEP 이수 후 아예 벤처기업을 창업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