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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tea & talk] "에너지·의료 투자 맞춤형 서비스하겠다"

자노 크레케 룩셈부르크 경제통상 장관 방한

"룩셈부르크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 나라가 아닙니다. 통계가 잘못된 겁니다. "

세계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높은 국가인 룩셈부르크의 자노 크레케 경제통상부 장관(61 · 사진)은 19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크레케 장관은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욤 왕세자와 함께 경제사절단으로 방한했다.

"룩셈부르크 같은 부자 나라가 왜 아시아까지 투자를 유치하러 다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 "룩셈부르크 노동인구 중 43%는 국경을 넘나들며 일을 합니다. 그러나 GDP를 계산할 때 그들은 셈에서 빠지기 때문에 과장된 것이지요. " 노동인구를 모두 1인당 GDP계산에 넣으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숫자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때가 있다"며 "그래서 숫자는 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룩셈부르크가 숫자로 나타나는 것만큼 부자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세계를 돌며 투자를 유치하는 데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룩셈부르크의 1인당 GDP는 10만8832달러로 세계 1위였다.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유럽의 금융과 물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이 나라 면적은 2586㎢로 경기도(1만185.6㎢)의 4분의 1,서울(605.52㎢)의 4배 정도다.

크레케 장관은 한국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아시아의 호랑이'인 한국은 룩셈부르크처럼 천연자원 없이도 첨단기술과 혁신으로 성장한 나라"라며 "룩셈부르크에서는 삼성전자 효성 넥슨이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통과되면 양국의 교역량이 25~3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와 섬유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투자 유치를 원하는 분야로 청정에너지 기술과 의료분야 등을 꼽았다.

룩셈부르크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는 이유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룩셈부르크는 전형적인 수출 국가다. 2009년 기준으로 무역의존도(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가 98.0%에 이른다. 한국은 82.4%였다. 그는 "룩셈부르크 전체 수출의 28%가 독일에서,55%가 유로존에서 나온다"며 "최근 유럽의 경제위기를 경험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새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본 중국 대만 인도도 꼽았다.

투자처로서 룩셈부르크만의 장점에 대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크레케 장관은 "작은 나라인 만큼 직원이 100명에 불과한 기업일지라도 정부가 강 · 약점을 세세히 파악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에게 어떤 지역이 적합한지,어떤 인재를 고용해야 할지 등 맞춤 가이드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세피난처라는 '오해'를 살 만큼 세금도 낮다. 룩셈부르크의 법인세율은 2009년 기준 25.5%로 런던(28%) 프랑스(33.33%) 벨기에(33.99%) 등에 비해 낮다. 한국과의 무역에서 이중과세도 철폐했고 해외 기업들에 세금 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그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인재들이 많고 인터넷 환경이 좋아 스카이프는 본사를,아마존과 이베이는 유럽법인을 두고 있다"며 "정부부채 비율도 GDP의 20% 미만이라 거시경제도 건전하다"고 덧붙였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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