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3~4% 수준에 불과하다. 다른 곳에 돈을 맡기거나 투자하는 것보다 손실 위험이 적어 안정적이긴 하지만 높아지는 물가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나 다름 없다. 이런 와중에 옆집 사는 아무개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크게 벌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해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업투자자가 아닌 이상 수많은 정보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멋모르고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손실만 보고 마는 이유다. 보다 안정적인 방법으로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엔 뭐가 있을까. 답은 바로 펀드에 있다.



다양한 종류의 주식형펀드

금융지식에 능통한 전문가가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한 뒤 그 결과를 다시 돌려주는 간접투자의 대표 상품이 바로 펀드다.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투자를 하는 것보다 시간과 공이 덜 들고,주식뿐 아니라 채권 부동산 헤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펀드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펀드 유형은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다. 편입자산의 60% 이상을 주식 및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식형펀드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예금보다는 채권이 위험도가 높고,주식은 그보다 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기대수익률은 주식이 가장 높다. 손실 가능성을 감내하고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펀드 가운데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주식형펀드는 다시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성장주 등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성장형펀드,기업의 내재가치를 평가해 가치주에 투자하는 가치형펀드 등으로 나뉜다.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배당주펀드도 있다.

이 중 성장형펀드는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 역시 크다. 인덱스펀드는 벤치마크가 되는 코스피지수나 코스피200지수 등 주가지수를 따라가게 설계돼 있다. 시장 수익률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유용한 투자대상이다. 매매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펀드보수 역시 저렴하다. 가치주 펀드나 배당주 펀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주식형펀드는 또 국내와 해외로 나눠볼 수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투자 대상 지역에 따라 중국펀드,미국펀드,브릭스(BRICs)펀드 등으로 나뉜다.



'저수익 저위험' 채권형펀드

채권형펀드는 주식형펀드보다 안정적이다. 은행예금처럼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은 발행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손실이 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채권형펀드 역시 국채 통안채 공사채 지방채 회사채 등 투자자산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에 주로 투자하는 국공채형 펀드,회사채 편입비중이 높은 회사채 펀드,투기등급 채권에 일부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하이일드펀드가 대표적이다.

채권형펀드에서 중요한 것은 금리의 움직임이다. 시장금리와 채권 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데,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은 떨어진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기조적인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채권형펀드에 대한 매력도는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주식형펀드 등 변동성 높은 상품에 집중시키기보단 일부를 분산투자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이머징 채권 등 해외 채권형펀드에 대한 인기도 높다.



대안투자 펀드도 눈길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 외에 부동산 실물자산 구조화상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일종의 대안펀드로 원자재펀드와 헤지펀드가 대표적이다.

밀 옥수수 원유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는 지금처럼 원자재 가격이 강세인 국면에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는 원자재 관련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있다. 이 중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는 선물 만기 시 롤오버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한다.

최근 대안펀드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은 헤지펀드다. 헤지펀드는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여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일반적인 공모펀드에서 수행하기 힘든 전략도 가능하다. 아직 국내에서는 직접 헤지펀드를 조성해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펀드 자금을 모아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펀드,즉 '펀드오브헤지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헤지펀드의 전략을 일부 도입한 펀드도 출시되고 있다. 압축형펀드나 목표전환형펀드처럼 고수익을 목표로 하고,정해진 목표를 달성한 후 채권형 등 안전형 상품으로 전환되는 상품들도 많다.

지금까지 펀드의 유형별 특징을 살펴봤다. 무엇보다도 펀드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투자자금의 성격이다. 목돈을 만들기 위한 것인지, 조만간 쓸 곳이 정해져 있는 것인지 등을 따져 자금 성격에 따라 투자 펀드도 달리 해야한다. 사용처가 정해져 있는 자금이라면 보다 안정적인 펀드에 투자해 고위험 상품에 가입했다 손실을 입는 불상사를 피해야 한다.

투자자의 위험 성향도 중요하다.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에 따라서 유형별 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펀드 역시 한 상품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유지송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부 차장 ugsong@goo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