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노조 집행부의 리더십이 약한 노사 불안 사업장에서 새로운 노조 설립 추진세력이 나타날 것"이라며 "기존 노조 집행부의 운동방식에 불만을 품는 조합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에도 노조 설립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이 안정돼 있고 노조조직률이 높아 분할노조 설립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공기업 경영평가 때 노사관계의 비중이 높은 점도 친사용자 노조 설립의 증가를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강성노조에서 온건노조로 회귀한 곳에도 집행부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존재해 복수노조 설립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없거나 사내하청이 많은 곳은 민주노총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면서 새로운 노조 등장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조선이나 자동차 산업에 온건합리노선의 정규직노조가 과반수를 넘어 교섭권을 장악하고 있다면 소수 강성노조가 사내하청과 비정규직을 규합해 새 노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장 내 직종별 이해 차이가 큰 사업장과 기존 노조가 포괄하고 있지 않은 미조직 업무에도 복수노조가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조가 없어 해고위험에 노출돼 왔던 관리직,영업직 등에도 노조 설립이 예상된다.
이 연구위원 등이 최근 206개 기업 노사관계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조가 생기기 쉬운 곳으로 투쟁적인 사업장(66.6%)이 협력형(23.2%)이나 중간형(46.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또 복수노조 설립동기는 '직종별 이해차이'가 45%로 가장 높았고 '노선차이 및 주도권싸움'이 28.8%,'사용자 지원'은 18.8%로 조사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에서 31.1%,중견기업 21.6%,중소기업 21.5%로 대기업이 높았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