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가 사용했던 골프공의 가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기부를 하게 되면 자그마한 정성이 모여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됩니다. "

우기정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65 · 대구CC 회장 · 사진)은 2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사랑의 골프공' 협약식을 가진 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골프장에서 라운드에 사용한 골프공도 기부천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 257개 골프장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최근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사랑의 골프공' 기부운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골퍼가 골프장에서 사용한 골프공을 라운드를 마친 뒤 기부받아 판매수익금으로 저소득 계층의 아동 및 청소년 교육복지와 꿈나무골퍼 육성 등에 지원하자는 나눔운동이다. 우 회장은 "골프장이 모여 골퍼들이 사용한 골프공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협회는 오는 5월부터 골프장마다 기부함과 포스터, 현수막 등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골퍼들에게 취지를 안내하도록 직원과 캐디에 대한 기부운동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우 회장은 "골프공 기부는 골퍼들의 자유의사지만 흔쾌히 동참할 것으로 본다"며 "매월 수거해 판매한 수익금은 연말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저소득 계층의 아동 및 청소년과 꿈나무골퍼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협회는 기부된 골프공 한 개에서 평균 100원의 수익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대략 430만명에 이르는 국내 골퍼가 지난해 골프장에 입장한 연인원은 약 2500만명이다. 우 회장은 "골프장에 입장한 골퍼 중 2000만명만 기부에 참여하면 연간 20억원의 기금이 마련된다"며 "모든 골퍼가 동참하도록 캠페인을 벌여 사회 저변에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