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닷새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원 내린 1130.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국내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의 급등세와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전일종가보다 0.8원 내린 1134원에 출발한 환율은 일본 대지진 여파에 따른 상황 변화에 주목하며 오전 내내 1131~1134원 수준에서 오르내렸다.

고점 매도 인식에 따른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쏟아지며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일본 방사능 누출 우려에 자극받은 역외 매수세에 다시 1136.1원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당국의 매도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매수심리는 크게 위축됐고, 차익실현 매물까지 나오면서 장 막판 1130.3원까지 내려갔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당국이 매도 개입을 통해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며 "서울 환시는 일본의 추가 이슈에 따른 증시 상황과 엔화 환율 변동 등에 등락을 거듭할 듯하다"고 말했다.

일본 엔화는 강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일본은행(BOJ)의 긴급 유동성 공급 조치의 영향 등으로 미 달러화 대비 하락폭(엔화 가치 상승)은 제한적이었다.

BOJ는 이날 오전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당일 만기 자금 3조5000억엔을 투입했다가 오후 들어 1조5000억엔 추가, 총액 5조엔을 공급했다. BOJ는 지난 14일에는 총 15조엔의 규모의 자금을 당일만기로, 15일에는 8조엔을 같은 방식으로 공급했다.

국내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상승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05(1.77%) 반등한 1957.97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2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일 10% 이상 떨어졌던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과매도 인식에 따라 전일대비 488.57포인트(5.68%) 폭등한 9093.72를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대비 89.80포인트(1.09%) 상승한 8324.58로 마감했다. 상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 이상 오른 2933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밤사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A1→A3, 부정적) 하향조정, 유로달러 환율을 1.399달러대로 되돌렸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51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80.90엔에, 유로달러 환율은 1.3984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