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 재건축 투자가 설 이후 부동산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왕십리뉴타운,용산 재개발 물량이 쏟아지고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전반은 안개가 걷히지 않았지만 재개발 · 재건축 시장은 투자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집값 상승이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반면 강남권 재건축과 저가 소형 아파트 등은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기 투자를 겸한 실수요 거래가 재개발 · 재건축 시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적지 않다. 김 본부장은 "올해 주택을 마련할 생각이라면 하반기보다 상반기,상반기 중에서는 봄 이사철이 지난 시점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유망 재개발 조합원 물량에 관심


재개발 사업지는 땅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조합원 간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사업이 늦어지는 곳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재개발지역 용적률 상향에 따라 각 재개발 현장의 사업계획이 작년에 대거 새로 수립됐다. 올해부터는 철거 · 이주가 본격 시작돼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왕십리 전농 답십리 등 도심 뉴타운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상당량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도심 특성상 교통 주거 인프라 등이 잘 갖춰져 분양가가 수요자들이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면 상당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개봉1구역 등 서울 외곽 재개발구역도 사업이 속속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 용산에서도 유망 재개발 물량이 쏟아진다. 용산역 전면2 · 3구역,국제빌딩 전면4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팀장은 "수익성이 어떻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뉴타운 · 재개발 투자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웬만한 서울 뉴타운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일반 분양가의 80% 선인 조합원 지분 급매를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최근 가재울뉴타운 3구역 등에서도 조합원 지분 급매가 나오고 있으므로 이들 물건을 충분히 따져보고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광석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재개발 시장은 일반 아파트에 후행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재건축이나 주요 단지의 시세 변화가 나타난 이후에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업 일정 가시화된 재건축


재건축 시장에서는 주요 사업장의 '빅 이벤트'가 줄을 잇는다. 조만간 개포주공이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할 예정이고 가락시영은 종전의 사업 시행이 유효하다는 고등법원 판결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개포주공은 이르면 내년 말이나 2013년 초 이주,착공까지 갈 수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개포지구처럼 5층 저밀도 아파트 위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라면 5~6년 정도 뒤 입주를 내다보고 투자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광석 팀장은 "주요 재건축 단지 가격 흐름이 1월 들어 최근 3년치 평균가격 선을 뚫고 올라가는 모습을 나타나고 있다"며 "가락시영 둔촌주공 등 중층 재건축 단지의 사업 가시화도 한몫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격 상승 기대감에 따른 추격 매수세가 이들 재건축 단지 주변에서 일어날 것"이라며 "고점 대비 가격이 70~80% 선이어서 투자 메리트가 있고, 하락보다는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