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카이로 남부 베니 수에프 지역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17명이 숨지는 등 최근 일주일 동안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부상자 2000명을 넘어섰다. 이 통신은 현지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28일 '분노의 금요일' 시위로 카이로 수에즈 알렉산드리아 등 3개 대도시에서 6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사망자가 15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카이로 시내에는 군병력이 배치됐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 정보국장을 부통령에,아흐메드 샤피크 전 항공부 장관을 총리에 임명했다. 전문가들은 권력 이양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 쪽에 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의 교체가 아니라 정권 교체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장기화로 경제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수에즈운하가 폐쇄될 경우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은행과 증권거래소가 문을 닫아 금융시장도 마비 상태에 빠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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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한항공은 현지 야간 통행금지로 지난 29일부터 카이로에 도착하는 여객기를 주간 시간대로 바꿔 지연 운항하고 있다.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현지 진출기업들도 주재원과 가족들에게 귀국 조치를 내렸다. 이집트로 관광이나 성지순례를 온 한국인 여행객 수백명도 현지 일정을 취소했지만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