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상승 행진을 멈추고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그러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모두 덜어내기에는 조정 폭이 작아 이번 주에도 증시의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외국인 순매도 기조와 중국 긴축 우려가 추가 조정의 계기로 지목된다.

지난 주말 코스피지수는 한주 전보다 1.81% 떨어진 2069.92로 마감해 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주 중반 사상최고치를 2115.69까지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지만 주 후반 큰 폭의 조정을 받아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로 상승 동력을 상실한 가운데 중국 긴축 우려까지 불거졌다.

외국인들은 2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지난 19일 하루를 제외하곤 ‘팔자’에 나서 순매도 규모는 4887억원으로 전주(99억원)보다 대폭 늘었다.펀드환매 물량에 못이겨 기관도 504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그나마 개인이 2주 연속 1조원대 이상 쓸어담으며 증시를 지탱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역시 가장 큰 부담은 외국인의 변심(變心)이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통제에 대한 외국인의 경계 심리가 커지고 있고,미국 내 투자심리가 과열 영역에 진입했다는 점도 외국인에게 매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며 “조정 수준은 고점 대비 5% 정도인 2000선 전후로 예상하며 다음달 상승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던 중국의 긴축 이슈도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오는 26일 발표되는 12월 경기선행지수도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장은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달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중국이 추가 긴축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커질 것” 이라며 “중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춘절과 전인대 사이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주요 이벤트는 국내 증시의 조정폭을 줄여주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25∼26일 예정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27일 12월 내구재주문,28일 4분기 GDP 발표 등을 통해서도 미국 경기 회복 기조가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고용 증가의 속도와 수준에 대한 정상화가 필요한 데다 가계 부채 조정이 마무리될 필요가 있어 연준이 정책 기조를 바꾸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여진다” 며 “미국 4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3.5%(연율) 수준을 달성해 2분기 연속 탄력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증시에 진입하고 우량주를 저가매수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우리투자증권은 오는 3월 예정된 중국 전인대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권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0년 이후 춘절과 전인대 전후 주가수익률을 분석해 보면 춘절보다는 오히려 전인대 전후가 수익률이 높았다” 며 “이번 전인대에서는 ‘12.5 규획’(12차 경제개발 5개년 규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현대차,OCI,현대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한국정밀기계,진성티이씨,삼성물산,농우바이오가 12.5규획 관련 수혜주로 꼽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조정장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종목으로 반도체 정유 조선주 태양광 및 전기자 관련주를 추 천업종으로,LG전자와 에쓰오일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HMC투자증권은 최근 3개월 동안 기관의 편입비중이 크게 늘어난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OCI,호남석유화학,대림산업,GS건설,하나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삼성전자,하이닉스 등을 관심 종목에 올렸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