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주식형펀드는 7%대의 미진한 성적을 거뒀다. 신흥아시아지역과 러시아,중동아프리카펀드는 20%가 넘는 고수익을 올렸지만 설정액 규모가 큰 중국펀드의 부진으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A주에 투자하는 중국본토 펀드는 -5.42%로 해외펀드 중 유일하게 손실을 봤고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H주 펀드도 1.79%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해외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를 앞서는 일까지 생겼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는 해외펀드가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긴축 우려로 부진했던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 · 우리 · 현대 · 신한투자 · 하나대투 · 한화 · 메리츠종금 등 7개 주요 증권사들은 등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지역을 투자 유망지역으로 꼽았다.

◆신흥시장 성장폭 클 것

선진시장 펀드보다 신흥시장 펀드의 성과가 더 뛰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선진시장의 경우 추세적 저성장과 더딘 경기 회복이 재정적자 문제와 맞물려 당분간은 저조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신흥시장은 △자국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점 △양호한 기업이익 수준 △풍부한 노동인구 △뛰어난 재정건정성을 갖춘 만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침체,금융불안,실업률 개선 부진으로 회복이 더딘 선진시장은 올해도 큰 상승폭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만 봐도 선진시장은 2.6%에 불과한데 신흥시장은 6.8%,아시아 신흥시장은 8.7%로 크게 높은 만큼 투자 매력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머징 시장에서도 중국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7개 주요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6개사가 투자 유망지역으로 추천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의 소비자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제한돼 긴축 우려가 해소되는 국면이 오면 본토와 홍콩 증시 모두 본격적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중국 증시가 올해 최고가 행진을 벌인 인도네시아 · 태국 증시 등과 비교해 저평가된 데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저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에 따라 수출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소비부양을 강조하고 있어 9%대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점 수준이 10배 초반이어서 저평가 매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에 러시아,인도 등 다른 브릭스 국가도 투자 유망지역으로 꼽혔다. 러시아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을,인도는 수출보다는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안정적 경제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이 추천 이유였다.

◆'미래에셋브릭스업종대표' 추천 많아

삼성 · 하나대투 · 한화 · 메리츠종금 등 4개 증권사가 '미래에셋브릭스업종대표'펀드를 올해 최선호(톱픽) 펀드로 꼽았다. 이 펀드는 최근 1년간 10.81%의 수익을 올렸으며 2년 수익률은 118.42%에 달한다.

신현철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수소비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브릭스 국가의 우량업종 기업에 분산투자해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는 펀드"라며 "브릭스 펀드 가운데 2009년에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도 상위권에 올라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JP모간러시아'펀드도 신한금융투자와 현대증권으로부터 중복 추천받았다.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천연자원 수출이 늘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에 투자하는 대표 펀드"라며 "러시아의 구조적 성장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소비 및 소재 업종 등에 집중 투자하는 업종배분 전략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국펀드로는 '동부차이나''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하나UBS차이나''한국투자셀렉트중국A주' 등이 골고루 추천받았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