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현장을 가다] 비츠로셀, 리튬 1차전지 세계3위
리튬 1차전지는 2차전지와 달리 충전이 안 된다. 대신 수명이 10년에 달할 정도로 길다. 전지를 자주 교체할 수 없는 계량기,의료기기,원거리 전파식별장치(RFID) 등에 많이 쓰인다. 비츠로셀(대표 장승국 · 사진)은 부가가치와 진입장벽이 높은 염화티오닐(SOCl2)을 사용한 3.6V 리튬 1차전지 시장에서 국내 1위,세계 3위를 달리는 강소기업이다. 세계에서 3.6V 전지 양산시설을 갖춘 곳은 비츠로셀을 포함해 4군데뿐이다.

덕분에 이 회사는 2007년 이래 매년 매출은 두 배,영업이익은 10배씩 키워오고 있다. 장승국 대표는 "리튬 1차전지 시장 자체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데다 오래 준비하던 신사업들도 1~2년 내에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회사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커지는 시장

올해 5000억원 규모인 세계 리튬 1차전지 시장은 앞으로 매년 8%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여기에 쓰이는 원격 전기계량기용 전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미국의 전기계량기 회사인 실버스프링네트워크에 2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 내년엔 500만달러로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GE에도 4년 이상 장기 계약으로 내년부터 매년 100만달러어치 이상 공급하는 계약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인도 멕시코에도 전기계량기용 전지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수 시장도 크다. 주로 개인 장비의 위치추적 및 신원확인용 RFID 태그에 리튬 1차전지가 들어간다. 비츠로셀은 올해부터 미국 국방부에 전지 납품을 시작해 내년엔 250만달러까지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군의 경우 FM과 AM라디오를 통합한 신형 무전기를 2013년부터 전군에 배포할 예정인데 여기에 비츠로셀 제품이 100% 들어간다. 장 대표는 "10년 장기 계약 건으로 군납 물량이 현재의 연간 100억원 선에서 250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먹을거리도 충분

리튬 1차전지 사업이 쑥쑥 커나가는 와중에 장 대표는 차분히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6년간 개발해온 섭씨 150도 이상에서 쓰이는 특수전지를 상용화했다. 석유,천연가스 등의 굴착장비에 쓰이는 이 전지는 세계 1위 업체인 사프트사가 개발에 실패한 고난이도 기술로 우수기술제조연구센터(ATC)로부터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5억원을 지원받아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 시장 규모는 1000억원에 이른다.

또 염화티오닐이 아닌 염화설퍼릴(SO2Cl2)을 사용한 3.9V 고출력 전지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