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대표 품목인 세륨과 란탄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다른 희토류 품목이 지난 9월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으로 급상승하다 지난달 하순부터 보합세로 돌아선 반면 세륨과 란탄은 최근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올초 대비 10배 이상 급등했다.

원자재 정보업체인 코리아PDS에 따르면 세륨은 지난 3일 t당 5만2950달러(중국 선적 가격)로 지난 한 주 동안 1000달러(1.9%),한 달간 1만4000달러(35.9%) 올랐다. 란탄도 세륨과 똑같은 t당 5만2950달러를 기록,최근 한 주간 2000달러(3.9%),한 달간 1만4000달러(35.9%) 상승했다. 올초 세륨과 란탄이 각각 3650달러와 4750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 10개월 동안 각각 1175%와 928% 뛰었다.

이는 다른 희토류와는 차별화된 움직임이다.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테르븀,안티모니,프라세오디뮴 등은 지난주 가격 변화가 없었으며 일부 다른 품목도 5~6% 선의 상승률을 보였다.

최충석 조달청 원자재시장분석실 책임연구원은 "중국이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하면서 값이 꿈틀댔으나 지난달 20일 이후부터는 보합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손양림 코리아PDS 연구원은 "잠시 잦아들었지만 중국의 수출규제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며 "세륨 란탄 등은 워낙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금속정보업체인 메탈페이지는 "급등한 가격 때문에 희토류 수요자들이 최근 시장을 관망하고 있지만 세륨 란탄 등은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륨은 반도체나 LED 등 액정패널을 만드는 데 연마재로 활용되며 자동차 오염저감 장치에도 필수적이다. 란탄은 하이브리드카(HEV)의 필수 재료로 도요타 프리우스는 대당 10~15㎏의 란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의 국내 수입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관세청이 4일 발표한 '주요 희토류 수입동향'에 따르면 세륨 란탄 등 세륨그룹의 평균 수입가는 2005년 ㎏당 5.6달러에서 지난 9월 말 12.6달러로 올랐다. 또 산화이트륨은 31.2달러에서 125달러로,기타 희토류는 14.6달러에서 165.5달러로 각각 급등했다.

수입량은 2005년 7430t에서 작년 2656t으로 줄었다. 올 들어 9월까지는 2362t이 수입됐다. 중국 의존도는 2005년 90%에서 올해 65.5%로 감소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반도체 등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토류 수입이 줄어든 것은 희토류 자체보다 희토류를 사용한 부품소재를 주로 수입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관련 부품 수입가가 상승하는 등 간접 영향이 예상된다고 관세청은 밝혔다.

김현석/강동균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