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이 터키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금융부문은 들어온 적이 없습니다. 한국의 투자자들이 터키에 많은 관심을 갖기 바랍니다. "

베다트 아크기라이 터키 금융위원장(사진)은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터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며 양국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교류를 기대했다. 터키 금융업계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그는 이날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터키 자본시장 설명회'를 열어 터키의 경제와 금융현황을 소개했다.

아크기라이 위원장은 내년부터 2017년까지 터키의 경제성장률이 연 평균 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0년대 초 극심했던 인플레이션도 안정된데다 2002~2006년에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7% 안팎이었다고 덧붙였다. 올초 무디스가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Ba3에서 Ba2로 상향조정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터키 정부기관을 대표해 설명회를 연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한국 금융시장이 파생상품과 선물 등 금융노하우 면에서 앞서 있어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아크기라이 위원장은 자동차 등 제조업에서는 두 나라의 교역량이 꽤 많지만 금융부문에서는 교류가 전무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터키에 진출한 한국 금융사가 없고 터키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이번 설명회가 금융분야 상호 진출과 교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금융교류 의지를 나타냈다.

터키 자본시장의 매력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뤄냈고 터키 역시 지난 세기부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터키는 역사나 지역적으로 유럽과 중동,아시아 모두에 속하는 중간 국가란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크기라이 위원장은 "터키의 또 다른 매력은 국가가 장기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점"이라며 "터키로 진출하는 기관투자가들은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협력 전망에 대해서는 "터키 금융회사들의 한국 진출이 곧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터키 이스탄불증권거래소(ISE)와 거래소 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거래소는 이번 MOU를 통해 외국기업의 상장 유치와 정보기술(IT)시스템 인프라 수출 등 해외사업 기반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