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루 만에 1120원대로 돌아왔다.

13알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떨어진 1120.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미국의 양적완화(유동성 공급) 조치를 기대하는 심리를 탄 미 달러화 약세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

전일종가보다 9.5원 급락한 1122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부터 역내외 매도세로 낙폭을 늘려갔다. 장중 1110원대 진입을 시도하며 한때 1117.3원까지 내려 갔다.

이후 장 막판까지 서너 차례 이상 1110원대 중반 아래쪽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결제 수요와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오후 들어서도 1110원대 후반 흐름을 유지하며 추가 하락을 시도했지만 장 막판 역내외 쇼트커버성(달러 재매입) 수요에 급격하게 낙폭을 축소하며 1120원대에 턱걸이했다.

서울 환시에서 환율은 이날 1117.3~1122.3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달러화 약세 흐름에 영향을 받으며 전일의 오름폭을 되돌리는 장이었다"며 "다만 1120원 근방에서 저가 매수세와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추가 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지지력을 제공한 듯하다"며 "최근 국내외에서 외환 규제와 관련한 움직임들이 경계감을 한층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 달러화의 약세 흐름은 밤사이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9월 회의록에서 추가 양적완화(유동성 공급) 조치에 대한 확인이 주된 원인이었다. 회의록 공개 직후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서며 1.39달러선까지 상승했다.

미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조만간'(before long)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게 적절하다고 확인했다. 다만 공개한 내용에는 구체적인 경기부양 시기와 규모에 대한 언급 부분은 없었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오는 11월 열릴 다음 FOMC에서 국채 매입 등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11포인트(0.43%) 상승한 1876.1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5.04(1.02%) 오른 499.12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141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전과 비슷한 오름세를 유지하며 오후 3시35분 현재 1.3959달러에 거래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81.88엔을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