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유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걸쳐 20여 계열 회사를 보유한 국내 대기업 A그룹은 최근 몇 년간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임으로써 고객 기반을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테면 고객으로 하여금 주유소 이용으로 적립한 보너스 포인트를 그룹이 운영하는 백화점,대형마트 등에서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룹 전체 매출은 지난 5년 사이 2배로 올라 올해는 매출 5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협력 통한 '+α 효과' 극대화

많은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 도입과 비용 절감 및 수익 극대화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고려할 때 개별 기업으로서 내부적인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꼭 어떤 특정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고객은 궁극적인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보다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대응을 원한다. 바로 이 때문에 기업들은 각종 제휴나 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시너지 마케팅(Synergy Marketing)이란 이처럼 여러 기업이 협력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공동 수행함으로써 그 결과를 극대화하는 기법을 말한다. 물론 그 결과는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벌인 마케팅 활동의 결과를 단순 합산한 것에 비해 '플러스 알파'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상위 기업이 그룹이라는 특수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국내 경영 환경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시너지 마케팅은 복합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주사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는 대형 금융그룹의 경우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계열사 간 시너지 마케팅의 활성화는 각 계열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여러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의 선도적인 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시너지 창출 전략을 실행해 오고 있다. 제조업 중심 그룹은 로열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금융 그룹의 경우 복합 상품 개발,계열사 간 고객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이미 상당한 수준의 시너지 마케팅 성과를 보고 있다.

이처럼 시너지 마케팅은 그룹 차원의 고객 이해,복합상품 개발,대고객 채널 공유,그룹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두루 포함하는 개념이 될 수밖에 없으며,공동 브랜딩이나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등 범위를 넓혀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수록 상호 연계를 통한 효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 전략적 방향성 · 명확한 추진 주체 필요

기업에 지속 가능한 성장만큼 중요한 화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점에서 시너지 마케팅은 개별 기업의 역량 향상으로 얻을 수 있는 제한적 효과를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시너지 마케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그룹 전체의 사업 구조와 계열사 규모에 따라 전략적으로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

둘째,시너지 마케팅의 특성상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조율하고 추진해 나갈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고객 정보 공유나 복합상품 개발 등을 위해서는 다양한 법적 제약사항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많은 기업은 시너지 마케팅의 검증된 효과에도 불구,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 본격적인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시너지 마케팅은 실행 과정에서 방식이 보다 정교화되고 범위도 확대되는 특징을 갖는다. 타사보다 한 발 앞서 도입함으로써'새로운 경쟁의 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최동건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