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무한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며,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요. 특히 로봇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명령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마치 로봇에 영혼을 불어 넣는 것처럼 아주 흥미로워요. "

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의 로봇동호회 '로사모'(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인 김도현 수석연구원(ISR연구센터)의 로봇예찬론이다.

'로사모'는 회원들 간 친목 도모와 여가 활동을 통한 개인 역량 강화 및 연구의식 고취라는 취지로 2003년 발족됐다. 현재 회원은 16명.분기별로 1회씩 열리는 정기 세미나와 수시 모임에서 각자의 기술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실제 연구 · 개발 업무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부정기적으로 로봇 경연대회를 개최하면서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어릴 때 '레고 로봇'을 좋아했어요. 프로그램을 장착한 레고 로봇이 커피를 판매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로봇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죠.그 과정에서 이라크 전쟁 당시 로봇이 실제 사용됐다는 것도 알게 됐고,그러한 호기심들이 저를 방위산업체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이끈 것 같습니다. " (최대성 주임연구원)

"유년기 시절 허수아비가 움직인다면 새들이나 짐승들을 더 잘 쫓아낼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기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죠.저와 같은 꿈을 가진 동료들이 꿈을 좇아 연구 · 개발 중인 것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조류퇴치로봇 아니겠습니까? 우리 연구원들의 가장 큰 기쁨이 이렇게 상상을 현실화하는 과정이죠." (조철영 연구원)

로봇을 향한 열정만큼은 같지만 저마다 로봇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목표는 이렇게 제각각이다. 동호회에는 조류퇴치로봇,근력증강로봇,무인항공기,센서네트워크 등 연구현장에서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3대 인명사전에 모두 등재돼 있을 정도로 해당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백주현 수석연구원(기계연구센터) 등 실력자들이 즐비해 연구과제 수행 중 생긴 의문점이나 문제점을 회원 간 교류를 통해 종종 해결하기도 한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로봇이 대신 해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군 관련 산업은 물론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손화진 선임연구원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그에게 동호회 활동은 분명 상상의 즐거움과 완성의 기쁨을 주는 취미지만,앞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로봇 지휘시스템을 공부하는 일종의 예습과정이기도 하다. 초음파를 이용한 시간 센서,터치패드 방식의 촉각 센서 등이 추가될 때마다 더 똑똑해지는 로봇을 보고 있자면 뿌듯하다.

"단순히 로봇을 취미로 즐기기보다 구체적인 목적성을 가지고 로봇 지휘 체계 부분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개인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모아 군대와 같은 로봇 집단을 만들어 로봇 간 통신과 로봇 행동의 통제가 가능하게 하는 로봇 지휘 시스템을 구축해 보고 싶습니다. " 동호회장인 권철희 책임연구원(지휘통제연구센터)의 포부다.

전년도 실적이 좋은 동호회에는 활동 비용을 지원하는 등 회사 측의 동호회 활성화 방침으로 '로사모'의 활동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로사모',어쩌면 잊고 살았을 그들의 열정은 이제 '꿈'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해 '꿈의 현실화'라는 골인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손화진 동호회 총무(지휘통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